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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inema Blues</title>
		<link>http://darthvedder.com/</link>
		<description>좀더 가볍게, 잽잽잽! / vedder@nate.com</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Wed, 21 Sep 2011 03:23:59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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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워킹타이틀, 뮤지컬 &lt;레미제라블&gt; 영화화</title>
			<link>http://darthvedder.com/1370</link>
			<description>&lt;p&gt;추석 연휴 벽두부터 충격과 경악과 공포를 안겨준 소식은 다름 아닌 &amp;lt;레미제라블&amp;gt; 뮤지컬의 영화화 소식이다. (참고: &lt;a href=&quot;http://www.variety.com/article/VR1118042451?refCatId=13&quot; target=&quot;_blank&quot; title=&quot;[http://www.variety.com/article/VR1118042451?refCatId=13]로 이동합니다.&quot;&gt;버라이어티의 영문기사&lt;/a&gt;) 사실 소설 원작의 영화화도 그리 만만한 프로젝트가 아니고, 높은 인기를 누린 원작이 다른 형태의 예술로 재창조될 때의 저항도 일정 부분 당연히 따라붙는 현상이지만, 내가 이토록 우려를 하는 건 단순히 &#039;감히 이 걸작 뮤지컬을!&#039;의 차원은 아니다. 일단 동영상 하나 본다.&lt;/p&gt;
&lt;p align=&quot;center&quot;&gt;&lt;iframe width=&quot;420&quot; height=&quot;345&quot; src=&quot;http://www.youtube.com/embed/2WdoAnlQ30U&quot; frameborder=&quot;0&quot; allowfullscreen=&quot;&quot;&gt;&lt;/iframe&gt;&lt;/p&gt;
&lt;p&gt;이게 갈라콘서트라 두 사람이 서로 사이 두고 얌전히 서서 부르고 있지, 실제로는&amp;nbsp;가장 강력한 갈등을 형성하는 장 발장과 자베르가 서로 정면으로 충돌하며&amp;nbsp;몸싸움 직전으로 살기등등한 대결과 기 싸움을 펼치며 부르는, &#039;The Confrontation&#039;이라는 제목 그대로의 노래다. 자, 이젠 이걸 휴 잭맨과 러셀 크로가 부른다고 생각해 보시라. ... orz&amp;nbsp;&lt;/p&gt;
&lt;p&gt;뮤지컬 &amp;lt;레미제라블&amp;gt;은 워낙에 한곡 한곡이 다 명곡이지만, 아예 노래를 같이 부르며 서로 상대 잡아먹겠다고 부르는 제목 그대로의 이 곡은 이 작품 통틀어서 가장 강력하고 손에 땀을 쥐는 긴장을 자아내는 장면으로 1막에서 클래이막스에 해당하는 장면을 형성한다.&amp;nbsp;팡틴의 임종을 지킨 장발장은 그녀의 유언 및 그녀에게 한 약속대로 코제트를 데리러 가려 하지만, &#039;마들렌 시장&#039;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된 자베르는 장 발장을 잡겠다며 그의 길을 막아선다. 가사만 봐도 &quot;장 발장 널 잡고야 말겠다, 한번 범죄자는 범죄자, 사람은 도통 안 변하거든, 이 자베르를 물로 보지 마&quot;라며 장 발장을 위협하고, 처음엔 제발 보내달라고 보내만 주면 코제트만 데려온 뒤 제발로 다시 나타나겠다고 애원하고 간청하던 장 발장이 나중엔 &quot;자베르 너 내 길을 막았다간 내가 널 어떻게 할지 몰라&quot;라며 협박한다.&lt;/p&gt;
&lt;p&gt;참고로 위 동영상 속 장 발장은 오리지널 런던 캐스트였던 콤 윌킨슨, 자베르는 호주 캐스트 필립 퀘스트. 사실 여태까지도 장발장은 콤 윌킨슨이 진리...라는 설이 다수설. 물론 이런 식의 다수설은 원래 &#039;초연&#039; &#039;오리지널 캐스트&#039; 이런 거에 목매기 좋아하는 팬들의 보수적인 성향이 많이 반영된 것이긴 하다. 그러니 호주 캐스트였던 필립 퀘스트가 10주년 기념 무대에 오른 건 이 배우가 워낙 탁월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국내 발매된 CD 중 &#039;인터내셔널 하이라이트 앨범&#039; 버전에도 필립 퀘스트의 목소리가 실려 있다.)&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left&quot; style=&quot;float: left; margin-right: 10px;&quot;&gt;&lt;a href=&quot;http://cfile10.uf.tistory.com/original/114020504E70DEF141EDF9&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10.uf.tistory.com/image/114020504E70DEF141EDF9&quot; alt=&quot;Les Miserables&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10.uf@114020504E70DEF141EDF9.jpg&quot; height=&quot;201&quot; width=&quot;200&quot;/&gt;&lt;/a&gt;&lt;p class=&quot;cap1&quot; style=&quot;width: 200px&quot;&gt;혁명의 아이콘&lt;/p&gt;&lt;/div&gt;휴 잭맨과 러셀 크로가 좋은 배우임엔 틀림 없고, 휴 잭맨이 왕년에 뮤지컬 무대 좀 뛰면서 토니상도 받고 한 관록있는 뮤지컬 배우이기도 하단 사실이나 러셀 크로가 락밴드질 좀 한다는&amp;nbsp;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amp;lt;레미제라블&amp;gt;이 뮤지컬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상당히 진중한 주제와 어두운 분위기를 갖고 있는 뮤지컬이라는 점, 그리고 각 캐릭터에게 요구되는 연기력이 깊이가 상당히 무겁다는 점, 특히 휴 잭맨이 장 발장이라는 인물의 무게와 고뇌를 표현하기엔 다소 라이트하고 아직 젊다는 점이나 러셀 크로가 락밴드 보컬로 활동하면서 종종 노래하는 모습을 선보이긴 해도 자베르가 부르는 노래들(&#039;Star&#039; 같은 솔로곡도 있다)과는 음역이 다르다는 점에서 기대&amp;lt;넘사벽&amp;lt;우려가 된다. (게다가 나의 자베르는 러셀 크로 같은 곰돌이가 아니란 말이다!!!) 물론 잘만 해내면 두 배우에겐 역대 최고의 배역이 되겠지만. 참고로 현재까지 발표된 캐스팅은 이 두 사람 외에 헬레나 본햄 카터가 있다. 이 작품에서 코미디를 담당하는 - 그러나 가난한 자가 더 가난하고 약한 자를 착취한다는 점에서 비애를 느끼게 하는 - 테나르디에 부부 중 부인 역을 맡았다. 헬레나 본햄 카터는 &amp;lt;스위니 토드&amp;gt;에서도 엽기적인 인육만두집 주인인 러빗 부인 역을 맡은 바 있...지만 역시나 노래 실력은 쏘쏘. 그나마 테나르디에 부부의 노래들이 &#039;빼어난 가창실력&#039;을 뽐내야 하는 건 아니라서 다행이라 해야 할까.&lt;/p&gt;
&lt;p&gt;뮤지컬 버전의 영화화란 여러 가지 위험요소가 골고루 존재한다. 1985년 초연된 이후 25년이 넘도록 여전히 세계 3대 뮤지컬이니 어쩌니 하는 말이 여전히 유효한 뮤지컬계의 걸작, 게다가 1995년 로열알버트홀에서 열린 1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의 전설적인 명성. &amp;lt;에비타&amp;gt; 혹은 &amp;lt;스위니 토드&amp;gt;의 예에서 보았듯, 그 아무리 걸출한 가수와 배우와 감독이 자신의 재능을 쏟아부어도,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인 클로즈업과 다양한 앵글과 숏으로 이루어진 편집의 묘를 아무리 발휘해도 &#039;잘해야 본전&#039;이 되기 십상인 게 유명 뮤지컬의 영화화 프로젝트다. 무대 위에서의 공연을 전제로 만들어진 장면과 노래들은 영화의 &#039;편집&#039; 앞에서 고유의 힘과 매력을 잃기 일쑤다. 노래로 서사가 진행되곤 하는 뮤지컬 특유의 내레이션은 영화라는 매체로 오면 때때로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민망함을 느끼게 한다. 그나마 이런 우려를 조금이나마 상쇄시켜주는 점이 있다면 제작사가 관록의 워킹타이틀이라는 점. (근데 워킹타이틀이 뮤지컬 영화를 제작한 적이... 있었던가?) 감독은 &amp;lt;킹스 스피치&amp;gt;의 톰 후퍼 감독이 맡았는데, 솔직히 &amp;lt;킹스 스피치&amp;gt;가 재밌는 영화긴 하지만 대단한 연출력을 보여준다고 하기엔 좀...&lt;/p&gt;
&lt;p&gt;이제 남은 것은 2부에서 극적인 멜러라인을 담당해 주는 에포닌과, 마리우스보다 비중은 낮되 혁명씬에서 탁월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며 여러 합창곡들을 중저음으로 이끄는 앙졸라, 그리고 1부에서 생을 마감하지만 여공에 창녀임에도 고귀한 인간의 품위를 드러내는 팡틴의 역을 누가 맡느냐 하는 것. (사실 뮤지컬 버전에선 성인 코제트의 경우 에포닌에게 존재감이 밀리는 캐릭터다.) 이런 배역들은 극의 중요한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캐릭터들인 만큼, 다소 얼굴은 덜 알려졌어도 실력있는 배우들이 맡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참고로 여기서 다시, 10주년 알버트홀 공연에서 에포닌을 맡았던 레아 살롱가가 부르는 &#039;On My Own&#039; 동영상을 붙인다.&amp;nbsp;과연 레아 살롱가의 이 전설적 버전을 능가...까진 못 해도 대략 흉내까지는 낼 만한 에포닌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그 밑에 붙인 건,&amp;nbsp;러셀 크로의 노래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동영상.&lt;/p&gt;
&lt;p align=&quot;center&quot;&gt;&lt;iframe style=&quot;align:center;&quot; width=&quot;420&quot; height=&quot;345&quot; src=&quot;http://www.youtube.com/embed/cuS1cCnG8xc&quot; frameborder=&quot;0&quot; allowfullscreen=&quot;&quot;&gt;&lt;/iframe&gt;&lt;/p&gt;
&lt;p align=&quot;center&quot;&gt;&lt;iframe width=&quot;420&quot; height=&quot;345&quot; src=&quot;http://www.youtube.com/embed/tIzxoITH2Hg&quot; frameborder=&quot;0&quot; allowfullscreen=&quot;&quot;&gt;&lt;/iframe&gt;&lt;/p&gt;
&lt;p&gt;&lt;br /&gt;
&lt;/p&gt;
&lt;p&gt;&lt;br /&gt;
&lt;/p&gt;&lt;p&gt;ps. 러셀 크로의 목소리는 사실 굉장히 맑고 좋은 편.  하지만 자베르한텐 안 어울려...&lt;/p&gt;
&lt;p&gt;ps2. 사실 영화화 한다고 했을 때 장 발장으로 스타급 배우 중 휴 잭맨 말고 대안이 거의 없지 싶기도 하지만...&lt;/p&gt;
&lt;p&gt;ps3. 원래 뮤지컬 프로듀서였던 캐머론 매킨토시가 영화 제작에도 참여한다고.&amp;nbsp;미국개봉은 2012년 12월 7일.&lt;/p&gt;&lt;div class=&quot;entry-ccl&quot; style=&quot;clear: both; text-align: right; margin-bottom: 10px&quot;&gt;
	&lt;img id=&quot;ccl-icon-1370-0&quot; class=&quot;entry-ccl-by&quot; src=&quot;http://i1.daumcdn.net/cfs.tistory/v/0/static/admin/editor/ccl_black01.png&quot; alt=&quot;저작자 표시&quot;/&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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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Show Must Go On</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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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5 Sep 2011 03:00:34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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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국은 왜 더 이상 달에 우주인을 보내지 않는가?</title>
			<link>http://darthvedder.com/1369</link>
			<description>&lt;p&gt;미국의 유인우주선 발사는 1972년 아폴로 17호 발사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되었다. 그 뒤로 미국은 더 이상 유인우주선을 우주에 쏘아보내지 않았다. 여러분은 그 이유를 알고 있는가?&amp;nbsp;&lt;/p&gt;
&lt;p&gt;공식적으로 나사가 마지막으로 발사한 유인우주선은 방금 언급했듯 아폴로 17호다. 그러나 실은 1년 뒤 아폴로 18호가 비밀리에 임무를 띄고 발사되었다. 그러나 나사는 이 사실은 물론, 아폴로 18호가 보내온 것들에 대해 전혀 공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1급 비밀에 부쳤다. 그리고 이 아폴로 18호 사건이, 미국이 더 이상 유인우주선을 발사하지 않게 된 이유이다.&amp;nbsp;실은 비밀리에 달에 발사된 아폴로18호가 임무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그 실패의 이유가 아폴로 18호에 탔던 두 우주비행사가 달에서 기괴하고 무서운 사건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사가 아폴로 18호의 두 우주비행사가 겪은 무섭고 끔찍한 사건이 토막토막 기록된 촬영 기록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사는 이 필름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사건을 함구하였으나 이 필름 푸티지는 30년 가까이 된 시간이 지난 얼마 전 미디어에 유출되었다. 나사는 공식적으로 이 동영상이 진짜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lt;/p&gt;
&lt;p style=&quot;text-align: center; &quot;&gt;&lt;iframe width=&quot;560&quot; height=&quot;345&quot; src=&quot;http://www.youtube.com/embed/MgSsWdb9WNA&quot; frameborder=&quot;0&quot; allowfullscreen=&quot;&quot;&gt;&lt;/iframe&gt;&lt;/p&gt;
&lt;p&gt;... 라는 것이 바로, 곧 미국에서 개봉 예정인 &amp;lt;아폴로 18호&amp;gt;의 내용이다. &amp;lt;블레어 위치&amp;gt;나 &amp;lt;파라노말 액티비티&amp;gt;처럼 페이크 다큐멘터리(이 말 모르는 사람 없겠지. 즉 위에 기술한 내용은 한마디로 다 뻥! 픽션이란 말이다)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9월 2일 미국에서 개봉 예정인데, 몰래 시사회 등에서의 반응이 매우 좋은 듯하다. (...왜 안 그렇겠냐마는.)&amp;nbsp;&lt;/p&gt;
&lt;p&gt;&amp;lt;블레어위치&amp;gt;의 성공 때만 해도, 그런 식의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한마디로 휴대성과 기동성이 좋은 홈비디오 기계가 발명된 뒤 경험할 수 있는 일종의 &#039;깜짝 이벤트&#039; 같은 영화였다. 그러나 맷 리브스의 &amp;lt;클로버필드&amp;gt;(2008)나 오렌 펠리 감독으로 시작된 &amp;lt;파라노말 액티비티&amp;gt;(2007)와 그 속편 시리즈들로 오게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amp;nbsp;디지털영화가 보편화되고 마음만 먹으면 개인이 혼자 영화를 찍어 집에서 편집에 (온라인)배급까지 할 수 있게 된 지금의 시대에, 이 영화들은 한편으로는 이 새로운 기기와 매체 시스템에 대한 실험이기도 하고, 이것이 가져올(지도 모르는) 새로운 쾌락의 영역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amp;lt;클로버필드&amp;gt;는 사실 정교하게 구성된 다소 큰 규모의 괴수영화였고, 이 새로운 기기와 시스템을 헐리웃이 어떻게 산업 안으로 가져올 수 있는가를 탐구해본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amp;lt;파라노말 액티비티&amp;gt; 시리즈는 (적어도 1편은) 내용상 &amp;lt;블레어 위치&amp;gt;의 본래의 &#039;사적기록 훔쳐보기&#039;라는 특징으로 돌아가되, 기술의 발달로 인해 더욱 정교한 화면과 사운드와 영화-기술적 성취가 가미된 보다 작은 규모의 영화였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amp;lt;파라노말 액티비티&amp;gt;는 영화학도들이 친구들과 함께 자비를 털어 만든 아마추어 영화였고, 이 영화를 영화제에서 본 스티븐 스필버그가 판권을 사면서 헐리웃의 메이저 배급망을 타고 배급된 케이스다. 이후 헐리웃은 &amp;lt;파라노말 액티비티&amp;gt;의 속편 제작에 매진했는데, 2편이 2010년에 공개돼 다소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고 3편은 올해 10월 미국서 개봉할 예정이다. 즉, 작은 규모로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해 만들어진 영화가 헐리웃에 오면서 돈을 적게 들이면서도 기성 작가들이 정교하게 구성한 제작품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left&quot; style=&quot;float: left; margin-right: 10px;&quot;&gt;&lt;a href=&quot;http://cfile23.uf.tistory.com/original/193CD3474E5FBB3F2CB6A0&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23.uf.tistory.com/image/193CD3474E5FBB3F2CB6A0&quot; alt=&quot;Apollo 18&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23.uf@193CD3474E5FBB3F2CB6A0.jpg&quot; height=&quot;266&quot; width=&quot;180&quot;/&gt;&lt;/a&gt;&lt;p class=&quot;cap1&quot; style=&quot;width: 180px&quot;&gt;메인포스터, 좀 후지네.&lt;/p&gt;&lt;/div&gt;&amp;lt;파라노말 액티비티&amp;gt;가 국내에서도 개봉할 즈음 내가 가졌던 다소 청승맞은 감상은, 이것이 지금 전세계의 소위 &#039;메이저 선수&#039;들이 추구하는 &#039;영화의 미래&#039;의 한 축이로구나, 하는 탄식 때문이었다. (또 한 축은 연일 규모와 물량을 높여가며 스펙터클에 치중하는 초호화 블록버스터들이다.) 특히나 &amp;lt;파라노말 액티비티&amp;gt;가 부부의 침실을 엿보는 구성이라는 점에서 나는 이 장르가 원초적이고도 뻔뻔스러운 쾌감을 자극하고 확대 제공하려 한다는 점에서 경악을 느꼈는데, 이 장르가 &amp;lt;아폴로 18호&amp;gt;로 변주되는 것을 보니 이 장르가 진화하고 있는 방향이 흥미로워지기 시작한다. &amp;lt;클로버필드&amp;gt; 류와 &amp;lt;블레어위치&amp;gt;-&amp;lt;파라노말 액티비티&amp;gt; 류의 장점을 적극 취하고 단점을 배제하면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갔달까.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으니 말을 보태기 조심스럽지만, 이런 형식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음모론과 대중신화 매커니즘을 플롯의 주요 모티브로 취한 것도, 달 기지 세트에서 찍되 단 두 사람만이 등장한다는 점도, 변형 에일리언물이라는 혼성장르물의 특징을 취하는 것도, 일단은 이 영화의 장점으로 보이는 것이다. 과연 이 장점들을 얼마나 잘 살렸을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선 언제일지도 모를 영화의 국내 개봉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다.&lt;/p&gt;
&lt;p&gt;&lt;br /&gt;
&lt;/p&gt;
&lt;p&gt;ps. 씨네21 사이트의 &#039;개봉월 확정영화&#039;(10월) 리스트에는 올라있는 걸 보니 일단 국내에 수입은 된 것 같다. &lt;strike&gt;수입사가 어디인지는 아직 파악이 안 되는 중.&lt;/strike&gt; 수입사는 포시즌픽쳐스인 듯. 예고편 등급심의를 받은 적이 있다. 아직 본편 등급심의는 받지 않은 상태.&amp;nbsp;&lt;/p&gt;&lt;div class=&quot;entry-ccl&quot; style=&quot;clear: both; text-align: right; margin-bottom: 10px&quot;&gt;
	&lt;img id=&quot;ccl-icon-1369-0&quot; class=&quot;entry-ccl-by&quot; src=&quot;http://i1.daumcdn.net/cfs.tistory/v/0/static/admin/editor/ccl_black01.png&quot; alt=&quot;저작자 표시&quot;/&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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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N.</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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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02 Sep 2011 02:10:12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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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코엔형제 신작, 60대 뉴욕 배경의 포크음악영화</title>
			<link>http://darthvedder.com/1368</link>
			<description>&lt;p&gt;코엔형제의 신작 소식. Llewyn Davis라는 인물(Llewyn이란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고 표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레윈? 류인? 유언?)이 60년대 뉴욕에서 포크 뮤지션으로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다루는 영화로, 제목은 &amp;lt;Inside Llewyn Davis&amp;gt;다. 아직 imdb에 등록되지도 않았을 정도로 따끈따끈한, 이제 막 각본이 윤곽을 드러내거나 완성된 정도의 프리 프러덕션 단계인 듯한데, 다만 스콧 루딘이 제작을 맡고 카날플러스가 공동제공 및 해외세일즈를 담당할 것이라는 정도의 소식만 버라이어티에 실려있다. 엠파이어온라인이나 다크호라이즌 등의 뉴스도 이 버라이어티의 보도를 인용해서 전하고 있는 상태. 그러니 다시 말하자면, 촬영도 언제 들어갈지 모르는 프리 중에서도 아주 초기 상태라는 것이다. 다만 제작비는 마련한 것 같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프리-프러덕션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다면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a href=&quot;http://cfile27.uf.tistory.com/original/184F88494E5FA1700ABC73&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27.uf.tistory.com/image/184F88494E5FA1700ABC73&quot; alt=&quot;The Coen Brothers&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27.uf@184F88494E5FA1700ABC73.jpg&quot; height=&quot;270&quot; width=&quot;400&quot;/&gt;&lt;/a&gt;&lt;p class=&quot;cap1&quot;&gt;웃지 마! 아저씨들이 쌍으로 너무 귀엽잖아!&lt;/p&gt;&lt;/div&gt;&lt;/p&gt;
&lt;p&gt;어쨌든 이 영화는 데이브 반 롱크(Dave Van Ronk)라는 실존인물을 토대로 그의 삶을 느슨하게 각색한 내용이라 하는데, 데이브 반 롱크는 조운 바에즈, 밥 딜런 등에게 크나큰 영향을 미친 포크 뮤지션이자 좌파 액티비스트였다고 한다. 애초 두어 달 전경부터 &quot;코엔형제가 데이브 반 롱크의 전기영화를 찍는다!&quot;로 알려졌던 모양인데, Llewyn Davis로 주인공 이름을 바꾼 걸 보면 좀더 자유로운 픽션화 과정이 가미될 듯 보인다. 주인공 한 사람의 삶에 집중하기보다 당시 분위기를 코엔식으로 되살려내면서 이 인물과 당대 사회를 코엔식으로 해석한 버전의 내용이 되지 않을까 싶고. 참고로 &#039;Inside Llewyn Davis&#039;라는 제목은 데이브 반 롱크의 앨범 중 &#039;Inside Dave Van Ronk&#039;라는 1963년 앨범제목에서 따온 것이다.&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dual&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quot;&gt;&lt;table cellspacing=&quot;5&quot; cellpadding=&quot;0&quot; border=&quot;0&quot; style=&quot;margin: 0 auto;&quot;&gt;&lt;tr&gt;&lt;td&gt;&lt;a href=&quot;http://cfile4.uf.tistory.com/original/115036494E5FA17C09BB88&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4.uf.tistory.com/image/115036494E5FA17C09BB88&quot; alt=&quot;Inside Dave Van Ronk&quot; height=&quot;300&quot; width=&quot;300&quot;/&gt;&lt;/a&gt;&lt;p class=&quot;cap1&quot;&gt;바로 이 앨범!&lt;/p&gt;&lt;/td&gt;&lt;td&gt;&lt;a href=&quot;http://cfile29.uf.tistory.com/original/17371D494E5FA1832E255A&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29.uf.tistory.com/image/17371D494E5FA1832E255A&quot; alt=&quot;Dave Van Ronk&quot; height=&quot;300&quot; width=&quot;203&quot;/&gt;&lt;/a&gt;&lt;p class=&quot;cap1&quot;&gt;1963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lt;/p&gt;&lt;/td&gt;&lt;/tr&gt;&lt;/table&gt;&lt;/div&gt;&lt;/p&gt;
&lt;p&gt;코엔형제가 만드는 음악영화 - 정확히 말하면 뮤지션 영화 - 라니 어딘가 좀 벙찌면서 낯선 데가 있는 게 이제껏 코엔형제가 영화에 음악을 잘 쓰는 편이긴 했어도 본격적으로 음악에 대한 애착이나 그런 걸 드러내 왔다고 보기엔... 그러나 코엔형제가 만드는 영화라면 무조건 기대를 해도 되겠다, 는 것이 이 바닥의 정설인 만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특히나 &amp;lt;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amp;gt; 이후 코엔형제는 신의 경지로 갔기 때문에. 참고로 제작자인 스콧 루딘과 제작총지휘를 맡은 루퍼트 그래프는 코엔형제의 &amp;lt;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amp;gt;와 또 다른 걸작인 &amp;lt;더 브레이브&amp;gt;(라니 망할 이딴 후진 제목을... &amp;lt;진정한 용기&amp;gt;!)도 함께 만들었던 사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두자.&lt;/p&gt;
&lt;p&gt;&lt;br /&gt;
&lt;/p&gt;
&lt;p&gt;ps. &amp;lt;더 브레이브&amp;gt;(망할....! &amp;lt;진정한 용기&amp;gt;!)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영화는 올해 내가 본 영화 중 가장 &#039;영화적인 영화&#039; 중 한 편인 것 같다. 요즘 이 영화의 장면이 가끔씩 생각난다. 보는 순간엔 우와, 하고 돌아서서 잊어버리는 영화가 태반인데 이 영화는, 볼 때는 &#039;으흐흥 므찌네&#039; 정도로 봐놓고 돌아서서 몇 달이 지난 지금 가끔씩 생각나면서 다시 보고 싶다.&lt;/p&gt;&lt;div class=&quot;entry-ccl&quot; style=&quot;clear: both; text-align: right; margin-bottom: 10px&quot;&gt;
	&lt;img id=&quot;ccl-icon-1368-0&quot; class=&quot;entry-ccl-by&quot; src=&quot;http://i1.daumcdn.net/cfs.tistory/v/0/static/admin/editor/ccl_black01.png&quot; alt=&quot;저작자 표시&quot;/&gt;
	&lt;img id=&quot;ccl-icon-1368-1&quot; class=&quot;entry-ccl-nc&quot; src=&quot;http://i1.daumcdn.net/cfs.tistory/v/0/static/admin/editor/ccl_black02.png&quot; alt=&quot;비영리&quot;/&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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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
&lt;/div&gt;
</description>
			<category>Show Must Go On</category>
			<category>Dave Van Ronk</category>
			<category>Inside Llewyn Davis</category>
			<category>The Coen Brothers</category>
			<category>데이브 반 롱크</category>
			<category>미국의 60년대</category>
			<category>코엔형제</category>
			<author>N.</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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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02 Sep 2011 00:32:11 +0900</pubDate>
		</item>
		<item>
			<title>백건영 전 네오이마주 편집장 사건 관련 (1)</title>
			<link>http://darthvedder.com/1366</link>
			<description>&lt;P&gt;
&lt;P&gt;&lt;STRONG&gt;1.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하여&lt;/STRONG&gt;&lt;/P&gt;
&lt;P&gt;애초의 성폭력 사건에 대하여,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별로 없다. 나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존중한다. 검찰에선 나 같은 제3자는 접근할 수 없는 양쪽 모두의 증거자료와 진술을 자세히 검토했을 거고, 그에 따라 전문가다운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이런 사건에서 법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제3의 권위가, 당사자만이 알고 있는 진실을 제3자의 입장에서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 재구성은 때때로 진실과 상당히 동떨어질 때도 있고, 당사자들도 미처 깨닫지 못한 진실에 근접할 때도 있다. 법의 판단은 언제나 만인에게 만족스럽지 않다. 더욱이 성추행, 성폭력 사건에서는 법이 재단하기 힘든 - 혹은 재단할 수 없는 - 미묘한 성질의 부분들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법적으로 범죄가 되느냐 아니냐, 혹은 그로 인하여 기소를 하느냐 안 하느냐와는 별개로, 다른 차원에서, 특히나&amp;nbsp;페미니스트인 내 입장에서 비판할 만한 부분이 존재한다.&lt;/P&gt;
&lt;P&gt;여기서 잠깐 성추행을 포함하여 성폭력 사건의 본질을 다시 상기해본다. 많은 이들이 여전히 오해하고 있지만 성폭력은 ‘성’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폭력’에 관한 문제이며, 나아가 ‘권력’에 관한 문제다. 당시 일이 “설사 두 사람의 적극적인 합의에 의해 이루어졌다 할지라도” 가해자가 비난 받아야 한다고 내가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네오이마주라는 매체에서 당시 가해자는 편집장이었고, 피해자는 어린 나이의 신임 에디터였다. 여기서 피해자의 ‘어린 나이’라는 것은, 피해자가 이제 막 영화비평이라는 분야에 발을 내딛어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기 시작하려는 나이, 그리고 이제 막 학교 외 다른 조직 및 사회생활을 새로이 시작하려 하는 나이였다는 점에서 단순히 가해자에 비해 나이가 어리다는 표면적 사실을 뛰어넘는 중요성을 가진다. 피해자의 위치를 가해자에 비해 더욱 취약한 위치로 만드는 것이다.&amp;nbsp;이렇게 분명한 권력적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만큼, 나는 법의 판단과 상관없이 도덕적, 윤리적 차원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의 약자의 위치를 약취한 것이라 생각한다.&lt;/P&gt;
&lt;P&gt;&lt;STRONG&gt;2. 불기소 처분 이후&lt;/STRONG&gt;&lt;/P&gt;
&lt;P&gt;법과는 무관하게,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사후에 ‘성폭력’으로 정의하는 경우에 대해선 다소 민감한 논란거리가 남아있다. ‘당시엔 아니었다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성폭력으로 규정하는’ 경우는 법적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이건, 다양하고 구체적인 온갖 사례들에 일관되게 적용을 해야 하는 보편적/선재적 법이라는 존재의 성격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amp;nbsp;&lt;/P&gt;
&lt;P&gt;그러나 법이 아닌 도덕과 윤리의 차원에서, 나는 대체적으로 이러한 ‘사후의 정의’가 어느 정도 유효하다고 보는 편이다. 사건 당시 설사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합의’가 권력의 상위에 있는 자가 하위에 있는 자에게 ‘강요한 합의’, 그리하여 ‘마지못해 한 합의’인지, 혹은 피해자가 절대적인 권력의 하위의 위치에서 절대적 상위의 위치에 있던 가해자에게 심리적으로 위축된 나머지 ‘자신이 합의해줬다고 착각한 결과의’ 합의인지 애매하기 때문이고, 피해자가 사건 당시 당황해 제대로 행하지 못한 규정과 정의가, 이후에 시간을 들여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누가 봐도 성폭력인 경우에도 피해자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고 당연한 일인데, 이렇게 미묘한 결이 있는 경우는 더욱 피해자 스스로 그 상황에 대한 해석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뒤늦게 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사후적 규정과 정의’에는 다소 예민한 부분들이, 그리고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면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lt;/P&gt;
&lt;P&gt;&lt;STRONG&gt;3. 시간을 거슬러 : 처음 사건이 공개되었을 당시&lt;/STRONG&gt;&lt;/P&gt;
&lt;P&gt;내가 사건을 안 것은 인터넷에 공개가 된 후였고,&amp;nbsp;그 직전 네오이마주 에디터를 그만둔 상태였기 때문에 당연히 공식입장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활동했던 당시엔 네오이마주 모임에 거의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에 대해서도 거의 몰랐다. 반면 가해자와는 몇 년에 걸친 우호적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내 위치는 대충 ‘가해자 주변’쯤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다. 나는 가해자의 입장도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6월 중순경 그와 개인적인 만남의 자리에서 ‘가해자 버전’의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사건은 이미 검찰에 송치된 후인 만큼 검찰의 판단이 나온 후 최종적인 판단을 하자고 생각했는데, 저 위에 기술한 내 입장은 가해자를 만나기 전 이미 정리된 내용이자 가해자에게 그 자리에서 전달한 내용이기도 하다.&lt;/P&gt;
&lt;P&gt;그러나 내가 지켜온 원칙적 입장에도 불구하고&amp;nbsp;가해자 버전 이야기에&amp;nbsp;동요되기도 했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겠다.&amp;nbsp;한편으로 사건을 알게 된 후 가해자에 대한 끝없는 의심과 피해망상에 시달렸다. 예컨대 “사건 공개 이전에 가해자가 내게 했던 (네오이마주와 관련한, 그리고 내가 거절한) 어떤 제안이 실은 이런 게 터질 것을 대비해 나를 일종의 무마용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 아닐까?” 따위. 온갖 혼란과 충격, 공포와 배신감, 그리고&amp;nbsp;인간에 대한 회의와 의심 속에서&amp;nbsp;종종 울컥하며&amp;nbsp;쏟아지는 감정적 폭풍을 겪었다.&amp;nbsp;원망은 때로 가해자를, 때로 인터넷에서 내 이름을 언급하며 입장을 밝히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을 향하며 폭발하곤 했는데, 그 와중 “감수해야 할 것들이 있는 법”이라는 조언과, “확인되지 않은 상상의 의심을 증폭시키는 건 쓸데없는 일”이라는 충고가 마음을 진정하는 데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내 입장에선 다소 억울한 부분들도 약간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러나 그 직전까지 네오이마주 에디터였다면,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amp;nbsp;최소한 신뢰할 수 있는 공식적 기구(이번 경우는 검찰)의 판단이 내려지기 전에는 말을 아끼는 것이 옳다는&amp;nbsp;생각엔 여전히 변함이 없다.&lt;/P&gt;
&lt;P&gt;한편 이번 사건으로 내가 새삼 들춰보게 된 것은, 소위 ‘가해자 주변인’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렇든 저렇든 ‘대충’ 가해자 주변인으로 몰린 상황은 분명 내게는 새롭고도 충격적인 일이었고, 그만큼 당황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이에 관해 내가 도움을 받았던 글 두 개를 링크한다:&lt;/P&gt;
&lt;P&gt;&lt;A href=&quot;http://www.sisters.or.kr/index.php/subpage/feminism/33&quot;&gt;http://www.sisters.or.kr/index.php/subpage/feminism/33&lt;/A&gt;&lt;br /&gt;
&lt;A href=&quot;http://stoprape.or.kr/266&quot;&gt;http://stoprape.or.kr/266&lt;/A&gt;&lt;/P&gt;
&lt;P&gt;그러나, 가해자 주변을 향해 쏟아졌던 어떤 ‘요구’들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아무래도 나 역시 그런 ‘요구’를 들었던 당사자이니만큼 감정이 앞서 글이 간결하게 정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amp;nbsp;다음 글에서 계속하고자 한다. 일단은, 여기까지.&lt;/P&gt;&lt;div class=&quot;entry-ccl&quot; style=&quot;clear: both; text-align: right; margin-bottom: 10px&quot;&gt;
	&lt;img id=&quot;ccl-icon-1366-0&quot; class=&quot;entry-ccl-by&quot; src=&quot;http://i1.daumcdn.net/cfs.tistory/v/0/static/admin/editor/ccl_black01.png&quot; alt=&quot;저작자 표시&quot;/&gt;
	&lt;img id=&quot;ccl-icon-1366-1&quot; class=&quot;entry-ccl-nc&quot; src=&quot;http://i1.daumcdn.net/cfs.tistory/v/0/static/admin/editor/ccl_black02.png&quot; alt=&quot;비영리&quot;/&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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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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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div&gt;
</description>
			<category>Vedder Breathless</category>
			<author>N.</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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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20 Aug 2011 13:23:53 +0900</pubDate>
		</item>
		<item>
			<title>나루세 미키오 | 부운 浮雲 Floating Clouds (1955)</title>
			<link>http://darthvedder.com/1365</link>
			<description>&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right&quot; style=&quot;float: right; margin-left: 10px;&quot;&gt;&lt;a href=&quot;http://cfile6.uf.tistory.com/original/1148044D4E40390B121257&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6.uf.tistory.com/image/1148044D4E40390B121257&quot; alt=&quot;浮雲 Floating Clouds&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6.uf@1148044D4E40390B121257.jpg&quot; height=&quot;333&quot; width=&quot;240&quot;/&gt;&lt;/a&gt;&lt;p class=&quot;cap1&quot; style=&quot;width: 240px&quot;&gt;구글신이 찾아주심&lt;/p&gt;&lt;/div&gt;나루세 미키오의 가장 유명한 영화, 그리고 나루세 미키오에 의해 대부분의 작품이 영화화된 소설가 하야시 후미코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은 (동명의) 소설. 그러니 나루세 미키오의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다거나, 이번 서울아트시네마의 나루세 미키오 특별전에서도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거나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번 관객수를 분석해보니 나루세 미키오 특별작 상영작으로는 유일하게 청소년관객도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amp;lt;흐트러지다&amp;gt;보다는 덜 좋은 작품이었는데, 주인공인 유키코(다카미네 히데코)와 도미오카(모리 마사유키)의 관계가 너무 짜증나기 때문이다. 작품의 완성도나 영화의 미적 성취도와는 전혀 상관없다. 더없이 뻔뻔하고 무능력한 주제에 찌질하기까지 한 남자와, 그런 남자에게 도통 미련을 못 버리고 끝까지 매달리는 여자 간의 끊어질 듯, 끊어질 듯하면서 계속 이어지는 연애 이야기라니, 보다가 진저리를 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amp;nbsp;&lt;/P&gt;
&lt;P&gt;이 남자가 얼마나 한심하냐 하면, 아내를 놔두고 전쟁 중 파견지에서 젊은 여자랑 바람피운 주제에, 패전 후 집에 돌아와서는 마누라 눈치는 더럽게 보면서 여자를 내팽개친다. 아니 좋아, 그래도 조강지처 버리는 건 아니지. 문제는 그래놓고 잊을 만하면 찾아와서 자자고 하거나 돈을 꿔달라고 한다는 것. 나타나는 횟수가 반복될수록 행색은 점점 더 남루해지고 곤궁하기 짝이 없고, 추측컨대 돈도 여자가 다 쓰는 것 같다. (여자는 남자와 가정을 꾸릴 꿈이 깨진 후 미군현지처 노릇... 같은 걸로 생활비를 벌었다) 그러면서도 심지어 이 여자와 같이 여행을 가서는 여자가 보는 눈앞에서 여관집 주인 아내와 눈이 맞아 바람을 피우고는 여행에서 돌아와 소식을 딱 끊어버린다. 나중에 찾아가보니 그 여관집 여자와 살림까지 차렸다. (아니 마누라 버릴 수 없어서 이혼/결혼 못 한다며!) 무능하기 짝이 없는 주제에 또 &#039;남자&#039;라는 가오는 잡고싶...은 건가 하면, 글쎄 또 이 여자한테 와서 돈 어쩌고 하는 걸 보노라면 아주 그냥 콱. 심지어 제 마누라 죽었는데 장례비가 없다며 돈을 꾸러오는데, 그래도 죽어도 이 여자와 결혼하겠단 소리는 안 하고 잊어버리라는 둥, 각자 제 갈 길 가자는 둥, 그래놓고 또 저 아쉬우면 찾아오는 거다.&amp;nbsp;&lt;/P&gt;
&lt;P&gt;그런데 이 여자는 번번이 이 남자 때문에 울고 상처받고 심지어 이 남자가 얼마나 찌질하고 한심한지 충분히 알고 그래서 앞에선 피식, 조소와 비웃음을 날리면서도, 그러면서도 결국은, 또 번번이, 바짓가랑이 잡고 매달리며 질질 끌려가는 거다. 더 화나는 건 이 여자를 연기하는 게 무려! 우리의! 다카미네 히데코 언니라는 거. 정말 이 상황은 한 마디로밖에 표현이 안 된다: “아샹~”&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a href=&quot;http://cfile10.uf.tistory.com/original/1749154D4E403B2913E8A8&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10.uf.tistory.com/image/1749154D4E403B2913E8A8&quot; alt=&quot;浮雲 Floating Clouds&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10.uf@1749154D4E403B2913E8A8.jpg&quot; height=&quot;390&quot; width=&quot;600&quot;/&gt;&lt;/a&gt;&lt;p class=&quot;cap1&quot;&gt;거의 거지꼴 행색이 되어 길을 떠나는 두 사람. 남자놈 뒷통수를 빠악 치고싶은 마음과 별개로, 애틋하다.&lt;/p&gt;&lt;/div&gt;&lt;/P&gt;
&lt;P&gt;그런데, 이 커플에 이렇게 짜증을 내며 진저리를 치면서도 극장을 박차고 나오지 못하고 그들의 여정에서 연민에 찬 눈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일단 영화가 너무나 아름다워서다. 나루세 미키오가 영화에서 인물을 다루는 방식, 그리고 인물들의 관계를 묘사하는 방식은 다분히 기능적으로 인물들을 ‘처리’하는 근래의 무수한 장르영화들과 달리 대단히 섬세하다. 나루세의 인물들은 영화 속 허구의 인물인데도 마치 내가 실제로 아는 사람마냥 독특한 개성과 존재감을 가질 수 있고, 그 안에서 문학적, 혹은 영화적 미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그려낸다.&amp;nbsp;&lt;/P&gt;
&lt;P&gt;또한 이 커플이 시간을 버텨내면서 지나가는 모습에 당시 일본사회의 변화상이 겹쳐 흐르면서, 우리는 이들의 ‘사적인 연애사’가 실은 당시 일본사회의 변화와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맺고 서로 상응하는지 지켜볼 수 있다. 인도차이나에서 돌아온 유키코가 남자의 결별선언을 들은 이후, 아무데도 기댈 수 없고 취직도 할 수 없었던 그녀는 미군과 고정적인 연애(!)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데, 당시 연고 없는 도시 처녀가 - 그리고 전쟁으로 모든 것이 잿더미된 상황에서 그나마 돈을 벌러 도시로 흘러들어간 젊은 여성들이 - 어떤 식으로 자기 생계와 가족 부양을 책임졌는지 유추할 수 있다. 사실 나루세 미키오가 연출한 많은 ‘여성영화들’, 특히나 하야시 후미코의 원작을 영화화한 경우 이런 젊은 여성들은 부지기수로 나온다. 오히려 &amp;lt;부운&amp;gt;의 유키코는 다른 나루세의 여인들보다 훨씬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편이다.&amp;nbsp;&lt;/P&gt;
&lt;P&gt;사실 &amp;lt;부운&amp;gt;의 인물들은 나루세 미키오의 다른 영화들 - 이번에 본 영화는 &amp;lt;부운&amp;gt;을 제외하면 네 편에 불과하지만 - 의 인물들과는 사뭇 다르다고 느껴진다. 나루세 영화의 남자들이 하나같이 한심한 민폐에 기생충 캐릭터라곤 해도 &amp;lt;부운&amp;gt;의 도미오카는 유독 그 정도가 심하다. 유키코 역시 다른 여성들처럼 진취적으로 자기 생을 꾸려나가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미군 장사를 접은 후엔 자신을 성폭행했던 사촌오빠가 창시한 사이비종교에의 교당에서 잡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한편 여전히 도미오카와의 관계를 이어가는데, 나루세 영화 중 이렇게 ‘남자한테 의존하는’ 캐릭터가 또 있을까 싶다. 그녀가 도미오카에게 집요하게 사랑을 요구하는 것 역시 그녀의 주체적인 의지라기보다 중심을 잡지 못하는 인간의 맹목적 집착으로 보인다. 그리고 두 인물이 공히 유지하고 있는 특별한 태도가 바로 ‘무기력’인데, 이는 분명 나루세 영화의 다른 남녀 등장인물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다.&lt;/P&gt;
&lt;P&gt;그렇다면 이 무기력과 뿌리깊은 좌절감은 대체 어디서 연유하는 걸까. 나는 이 영화가, 패전과 동시에 영혼이 죽어버린 일본인들의 피폐한 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키코의 도미오카에 대한 집착이, 한편으로는 전세가 기울기 전 대동아전쟁이 막 시작되며 풍요를 경험했던 짧은 시절을 ‘좋았던 시절’로 향수하며 회고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amp;nbsp;변화된 현실에 적응하기는커녕 받아들이고 인정하지도 못한 채 과거에 매달리고 집착하며 어떻게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그러나 그럴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는 인간의 절망적인 몸짓. 도미오카에 대한 지속적인 구애와 실패가, 매번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하다 매번 좌절을 겪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amp;nbsp;(지젝에 의해 소개된 라캉식 용어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쯤에서 익숙한 단어들 몇 개를 떠올리겠지만, 나는 라캉 잘 모르므로 패스.)&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a href=&quot;http://cfile10.uf.tistory.com/original/1549B74D4E40390A1573E4&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10.uf.tistory.com/image/1549B74D4E40390A1573E4&quot; alt=&quot;浮雲 Floating Clouds&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10.uf@1549B74D4E40390A1573E4.jpg&quot; height=&quot;442&quot; width=&quot;600&quot;/&gt;&lt;/a&gt;&lt;p class=&quot;cap1&quot;&gt;여행 가서 함께 목욕하는 씬. 이 씬 바로 뒤에, 남자놈이 여관집 주인여자 꼬셔서 똑같은 씬을 연출한다. 나쁜노무시키...&lt;/p&gt;&lt;/div&gt;&lt;/P&gt;
&lt;P&gt;반면 도미오카의 무기력은 조금 달리 보이는 측면이 있는데, 나는 도미오카의 모습이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자신의 죽음을 경험한 이의 ‘시체로서의 삶’을 견디는 듯한 모습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유키코가 전쟁이 끝났고 화려한 과거 역시 끝났다는 사실을 아예 받아들이지 못하는 반면, 도미오카는 이를 잘 알고 인지하며 과거에의 절연을 소망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의 모습에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전쟁에 복무했으나 그 전쟁이 끝난 뒤, 더욱이 원자폭탄과 함께 ‘패전’으로 끝난 뒤 방향을 잃은, 다시 일어서서 살아갈 의지를 송두리째 잃어버린 전형적인 인텔리의 무기력을 본다. 두 사람 모두 농림성 직원이었다는 사실, 그러니까 대동아전쟁 당시 전쟁에 복무했던 ‘공무원’이었다는 사실에서 더욱. 영화의 초반, 유키코의 회상에 등장하는 전쟁 당시 인도차이나에 처음 온 유키코에게 “여긴 말그대로 낙원”이라 소개하던 도미오카의 동료의 대사도 의미심장하지만,&amp;nbsp;당시 유키코와 도미오카가 근무하던 인도차이나의 본부가 더없이 화려한 유럽풍의 대저택 응접실처럼 꾸며져 있던 것도 이러한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amp;nbsp;어쩌면 해외에서 이 &amp;lt;부운&amp;gt;에 그토록 열광했던 것 역시, 유럽인들이 산업혁명 직후 전쟁 발발 전 짧았던 황금시대를, 혹은 미국인들이 그 화려했던 재즈시대를 향수 속에서 그리워하던 그 정서와 기묘할 정도로 닮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lt;/P&gt;
&lt;P&gt;두 사람의 여정은 의사도 전기도 없는 섬마을 야쿠시마에 이르러서야 끝이 난다. (이곳은&amp;nbsp;하야시 후미코가 3년간 머물며 원작소설 &amp;lt;부운&amp;gt;을 집필한 곳이라고&amp;nbsp;알려져 있다.) 야쿠시마로 향하는 배 안에서야 도미오카는 그간 그토록 밀쳐냈던 유키코를 비로소 받아들이는데, 유키코는 이미 병색이 완연해 죽음을 앞에 둔 상태다. 어떤 굴욕과 모멸 하에서도 삶을 간신히 이어가던 유키코를 받아들이지 못하다가, 그녀에게 죽음이 깃들기 시작하고서야 그녀를 받아들였다는 사실, 그리고 그곳이 돈도 역사도 사회적인 그 무엇과도 다 상관없게 된, 현대의 문명과 동떨어진 곳을 향하는 길이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뒤늦은 회환과 슬픔의 눈물이, 유키코의 시신 앞에서 떨어진다. 그리고서야 이 영화(및 원작소설)의 제목, ‘부운’이란 단어의 의미가 또렷해진다. 현실에 발을 붙이지도, 뿌리를 내리지도 못한 채 떠도는 인생들을 많은 작가들은 ‘부초’로 표현하곤 했다. 그러나 이들의 운명은, 땅도 물도 아닌 저 하늘 위를 떠돌며 또렷한 물질적 형상도 가질 수 없었던, 풀도 되지 못한 뜬구름과 같은 것이었다.&lt;/P&gt;
&lt;P&gt;&lt;br /&gt;
&lt;/P&gt;
&lt;P&gt;&lt;br /&gt;
&lt;/P&gt;
&lt;P&gt;ps. 서울아트시네마, 나루세 미키오 회고전(2011. 7. 15- 7. 24)에서, 2011년 7월 22일(금) 17:00에 보다.&lt;/P&gt;
&lt;P&gt;ps2. 도미오카 역으로 출연해 이 글에서만도 나한테 줄창 욕을 먹는 모리 마사유키는 나루세 미키오의 다른 영화, &amp;lt;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amp;gt;에서도&amp;nbsp;다카미네 히데코를 &#039;갖고 노는&#039; 비겁하기 짝이 없는 남자로 나온다...만,&amp;nbsp;구로사와 아키라 영화에서 줄창 주연을 맡으신 엄청난 배우이심. 어딘가 우리나라 배우 정성모와 비슷한 느낌이 좀 있다. (사실 정성모도 참 좋은 배우인데 어째 주로 야비하고 비열한 역을 많이 맡으셔서...)&lt;/P&gt;
&lt;P&gt;ps3. 다카미네 히데코가 첫 등장하는 씬이, 필리핀에서 돌아오는 배에서 내리는 씬. 몸에 큰 남자 군복을 대충 입은 모양새인데, 그래도 멋이 나더란...&lt;/P&gt;
&lt;P&gt;ps4. 극 중 유키코는 처음 농림성에 취직하게 위해 도쿄에 올라왔다가 사촌오빠한테 강간을 당한다. 영화에서 이 씬은 짧게 휙 묘사되고 마는데, 아마도 소설에서는 그 사건이 두고두고 유키코에게 트라우마로 남지 않았을까 싶다. 나중에 그 사촌오빠놈(...)이 바로 사이비종교 교주가 되고 유키코가 몸을 의탁하게 되는 그놈인데,&amp;nbsp;유키코더러 교단에 오라고 하면서 &quot;너한테 나는 첫 남자잖아&quot; 따위의 정말 뺨을 연타로 갈겨주고 싶은 대사를 우리 다카미네 언니한테 날린다. 써글넘 같으니.&lt;/P&gt;
&lt;P&gt;ps5. 근데 정말, 나루세 미키오 영화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왜 이리 하나같이 못돼처먹었거나 비열하거나 무능력하거나 찌질하거나 그 모두 다인 걸까.&lt;/P&gt;
&lt;P&gt;&amp;nbsp;&lt;/P&gt;&lt;div class=&quot;entry-ccl&quot; style=&quot;clear: both; text-align: right; margin-bottom: 10px&quot;&gt;
	&lt;img id=&quot;ccl-icon-1365-0&quot; class=&quot;entry-ccl-by&quot; src=&quot;http://i1.daumcdn.net/cfs.tistory/v/0/static/admin/editor/ccl_black01.png&quot; alt=&quot;저작자 표시&quot;/&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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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Eyes Wide Open</category>
			<category>나루세 미키오</category>
			<category>나루세 미키오 특별전 2011</category>
			<category>다카미네 히데코</category>
			<category>서울아트시네마</category>
			<category>하야시 후미코</category>
			<author>N.</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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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09 Aug 2011 04:49:23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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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lt;문라이트&gt;와 뱀파이어물의 진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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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 style=&quot;BORDER-BOTTOM: rgb(193,193,193) 1px dashed; BORDER-LEFT: rgb(193,193,193) 1px dashed; PADDING-BOTTOM: 10px; BACKGROUND-COLOR: rgb(238,238,238); PADDING-LEFT: 10px; PADDING-RIGHT: 10px; BORDER-TOP: rgb(193,193,193) 1px dashed; BORDER-RIGHT: rgb(193,193,193) 1px dashed; PADDING-TOP: 10px&quot; class=txc-textbox&gt;
&lt;P&gt;이 글은 제가 2009년에 우연히 접했던 뱀파이어 로맨틱 탐정물 &amp;lt;문라이트&amp;gt;의 리뷰로 시작했다가, 곧 뱀파이어물 이것저것을 언급하면서 본격적인 &#039;뱀파이어물에 대한 메타적인 분석글&#039;을 지향하며 야심차게 전개하...다 흐지부지된 글입니다.&amp;nbsp;2009년 6월 22일 00시 17분에 이 블로그에 올려두었고, 처음부터 비공개 상태로 저장해 단 한 번도 외부에 공개한 적도, 이후 가필이나 수정 등의 손을 댄 적도 없습니다. 뱀파이어물의 장르적 특징이나 역사에 대해 좀더 보강을 해서 좀더 완성도 있는 형태로 글을 공개를 하자는 것이 당시 &#039;공개 보류&#039;의 이유였는데, 2년이 훌쩍 지나도록 이후 손을 거의 대질 못했습니다.&lt;/P&gt;
&lt;P&gt;다시 읽어보니, 이미 2년 전 글이라 시간적 한계가 많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럭저럭 재미있습니다. 제 글이 재미있다기보다는(뭐 저는 그렇다고도 생각합니다만), 뱀파이어물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 때문이겠죠. 한편으로는, 2000년대 초반과 중반의 획기적인 &#039;뱀파이어물의 진화&#039;의 양상은&amp;nbsp;다소 주춤한 대신, 그 진화를 시리즈물을 통해 &#039;유지&#039;하는 데에 더 주력하는 분위기인 듯도 합니다. 그래서 이 글의 일부분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뒤늦게나마 공개합니다. 글의 내용엔 거의 손을 대지 않았고, 언급이 빠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amp;lt;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amp;gt;에 대한 언급이나 그외 시간이 흐르면서 생겨난 첨언 등은 각주로 처리했습니다. 중간제목 역시 조금 손을 보고 사진을 추가했습니다.&lt;/P&gt;
&lt;P&gt;장르물에 지식이 일천한지라 곳곳에 &#039;틀린&#039;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선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지적해 주시면 감사히 받고 수정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2011년, August 7, 22:30)&lt;/P&gt;&lt;/DIV&gt;
&lt;P&gt;&lt;STRONG&gt;&lt;/STRONG&gt;&amp;nbsp;&lt;/P&gt;
&lt;P&gt;&lt;STRONG&gt;1. &amp;lt;문라이트 Moonlight&amp;gt;는 어떤 시리즈인가&lt;/STRONG&gt;&lt;/P&gt;
&lt;P&gt;&amp;lt;트와일라잇&amp;gt;이 &#039;새로운 뱀파이어&#039; 얘기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현대 도시 안의 뱀파이어를 좀더 매력적이고 시크하게 표현한 걸로 미국 TV 시리즈 &amp;lt;문라이트&amp;gt;가 있다. 비록 쇼 러너가 넷이나 되는 바람에 그리 나쁘지 않은 시청율에도 시즌 1로 끝나버린 비운의 드라마긴 하지만.&lt;sup class=&quot;footnote&quot;&gt;&lt;a id=&quot;footnote_link_1308_1&quot; href=&quot;#footnote_1308_1&quot; onmouseover=&quot;tistoryFootnote.show(this, 1308, 1)&quot; onmouseout=&quot;tistoryFootnote.hide(1308, 1)&quot; style=&quot;color: #f9650d; font-family: Verdana,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각주:&lt;/span&gt;1&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lt;/span&gt;&lt;/a&gt;&lt;/sup&gt; 호주 출신의 알렉스 오로클린(그러나 국내 인터넷에서는 &#039;알렉스 오로린&#039;으로 통용되는)과 영국 출신의 주목할 만한 젊은 연기파 배우 소피아 마일즈, 거기에 &amp;lt;기사 윌리엄&amp;gt;이나 &amp;lt;40 데이즈 40 나잇&amp;gt; 등에 나왔던 독특한 매력의 섀니언 소서몬이 주연을 맡았다. 사립탐정과 인터넷 기자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명목상 탐정물. 그러나 실질적으론 간질간질하지만 지나치게 손발이 오그라들지는 않은, 꽤 괜찮은 로맨틱 뱀파이어물이다. 알렉스 오로클린과 소피아 마일즈가 워낙 괜찮은 배우들인데다 둘 사이 케미스트리도 썩 좋았다. 여직도 시즌 2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여성팬들이 전세계에 많은데, 알렉스 오로클린은 &amp;lt;쓰리 리버스&amp;gt;(대니얼 헤니가 주연 중 하나로 나온다고 해서 화제가 됐던 바로 그 드라마)의 주연으로 이미 파일럿 촬영을 마쳤다. 이변이 없는 한 올가을 미국 CBS에서 전파를 탈 예정이니, &amp;lt;문라이트&amp;gt;의 2시즌 제작은 거의 물 건너간 셈이다.&lt;sup class=&quot;footnote&quot;&gt;&lt;a id=&quot;footnote_link_1308_2&quot; href=&quot;#footnote_1308_2&quot; onmouseover=&quot;tistoryFootnote.show(this, 1308, 2)&quot; onmouseout=&quot;tistoryFootnote.hide(1308, 2)&quot; style=&quot;color: #f9650d; font-family: Verdana,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각주:&lt;/span&gt;2&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lt;/span&gt;&lt;/a&gt;&lt;/sup&gt;&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a href=&quot;http://cfile3.uf.tistory.com/original/163C8B4C4E3E871803CEBC&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3.uf.tistory.com/image/163C8B4C4E3E871803CEBC&quot; alt=&quot;Moonlight&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3.uf@163C8B4C4E3E871803CEBC.jpg&quot; height=&quot;480&quot; width=&quot;600&quot;/&gt;&lt;/a&gt;&lt;p class=&quot;cap1&quot;&gt;&amp;lt;문라이트&amp;gt;의 두 주인공, 알렉스 오로클린(오른쪽)과 소피아 마일즈.&lt;/p&gt;&lt;/div&gt;&lt;/P&gt;
&lt;P&gt;&amp;lt;문라이트&amp;gt; 시리즈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뱀파이어물에 그 분장이 꽤 요란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설정들은 제법 쿨하다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역시 뱀파이어 탐정물인 &amp;lt;블러드 타이즈&amp;gt;가 각종 악마와 저주와 주문 등등을 요란하게 다루는 것과 달리, &amp;lt;문라이트&amp;gt;에서는 초현실적 존재로 오직 뱀파이어만이 등장하고, 뱀파이어도 감각 예민하고 일반 인간들 기준으로는 괴력과 초능력을 갖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도시 정도라면 햇볕 아래에서도 충분히 돌아다닐 수 있는 존재로 묘사된다.&lt;sup class=&quot;footnote&quot;&gt;&lt;a id=&quot;footnote_link_1308_3&quot; href=&quot;#footnote_1308_3&quot; onmouseover=&quot;tistoryFootnote.show(this, 1308, 3)&quot; onmouseout=&quot;tistoryFootnote.hide(1308, 3)&quot; style=&quot;color: #f9650d; font-family: Verdana,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각주:&lt;/span&gt;3&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lt;/span&gt;&lt;/a&gt;&lt;/sup&gt;&amp;nbsp;뱀파이어를 죽이는 전통적인 방법 중 하나로 알려진 &#039;심장에 말뚝박기&#039;도 이 시리즈에서는 &#039;뱀파이어를 마비만 시킬 뿐 죽일 수는 없는&#039; 방법으로 제시된다.&lt;/P&gt;
&lt;P&gt;&lt;STRONG&gt;2. 넘쳐나는 새로운 뱀파이어물&lt;/STRONG&gt;&lt;/P&gt;
&lt;P&gt;그러고 보면 박찬욱 감독이 &amp;lt;박쥐&amp;gt;를 만들었다는 게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것이, 요 몇 년간 서양은 확실히 이런 새로운 뱀파이어 바람이 꽤 심하게 불고 있는 중이다. &amp;lt;트루 블러드&amp;gt;는 올해 그래미상에서 안나 파퀸에게 TV시리즈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14일부터 2시즌 방영에 들어간 상태다.&lt;sup class=&quot;footnote&quot;&gt;&lt;a id=&quot;footnote_link_1308_4&quot; href=&quot;#footnote_1308_4&quot; onmouseover=&quot;tistoryFootnote.show(this, 1308, 4)&quot; onmouseout=&quot;tistoryFootnote.hide(1308, 4)&quot; style=&quot;color: #f9650d; font-family: Verdana,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각주:&lt;/span&gt;4&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lt;/span&gt;&lt;/a&gt;&lt;/sup&gt;&amp;nbsp;올 가을 CBS에서는 &amp;lt;뱀파이어 일기&amp;gt;라는 새로운 시리즈를 론칭할 예정이다.&lt;sup class=&quot;footnote&quot;&gt;&lt;a id=&quot;footnote_link_1308_5&quot; href=&quot;#footnote_1308_5&quot; onmouseover=&quot;tistoryFootnote.show(this, 1308, 5)&quot; onmouseout=&quot;tistoryFootnote.hide(1308, 5)&quot; style=&quot;color: #f9650d; font-family: Verdana,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각주:&lt;/span&gt;5&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lt;/span&gt;&lt;/a&gt;&lt;/sup&gt; 물론 위에서 언급했던 &amp;lt;문라이트&amp;gt;도, 캐나다에서 제작된 &amp;lt;블러드타이즈&amp;gt;도 모두 근간에 제작된 새로운 뱀파이어물로, 국내에도 케이블을 통해 소개되었다. 영화 쪽으로 가면 물론 &amp;lt;트와일라잇&amp;gt;이 있고, 이것의 속편 &amp;lt;뉴문&amp;gt;은 벌서 티저 트레일러가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상태.&amp;nbsp;작년엔 &amp;lt;렛미인&amp;gt;도 있었다.&lt;sup class=&quot;footnote&quot;&gt;&lt;a id=&quot;footnote_link_1308_6&quot; href=&quot;#footnote_1308_6&quot; onmouseover=&quot;tistoryFootnote.show(this, 1308, 6)&quot; onmouseout=&quot;tistoryFootnote.hide(1308, 6)&quot; style=&quot;color: #f9650d; font-family: Verdana,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각주:&lt;/span&gt;6&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lt;/span&gt;&lt;/a&gt;&lt;/sup&gt;&lt;/P&gt;
&lt;P&gt;불과 15년 전 &amp;lt;버피와 뱀파이어&amp;gt; 시리즈가 뱀파이어를 처단할 존재로 전제하고 영혼을 가진 뱀파이어 &#039;엔젤&#039;을 저주에 걸린 예외의 타자로 상정했던 것과 달리, 근간의 뱀파이어물은 보다 적극적으로 뱀파이어를 매력적인 이존재로, 도시에서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는 &#039;공존자&#039;로 그린다. 또한 전통적으로 알려진 뱀파이어에 관한 여러 가지 신화들을 오히려 &#039;뱀파이어들이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 퍼뜨린 루머&#039;로 역이용하는 재치도 보인다. 단적으로 &#039;거울에 비치지 않는다&#039; &#039;십자가를 무서워한다&#039;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최근의 여러 뱀파이어물은 공통적으로, 이것들이 뱀파이어들이 일반사람인 척하기 위해 일부러 뿌린 잘못된 루머라고 주장한다. 마늘도 취향의 문제로 치부한다. 그러나 다른 신화들에 대해서는 시리즈마다 이견이 있다. &amp;lt;문라이트&amp;gt;에서 뱀파이어들이 햇빛을 싫어하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치명적인 않는 걸로 표현하고 있지만 &amp;lt;트루 블러드&amp;gt;나 &amp;lt;블러드 타이즈&amp;gt;는 여전히 햇빛이 뱀파이어에 치명적이라 주장한다. 다만 &amp;lt;트루 블러드&amp;gt;의 경우 과거만큼 심하지는 않아서, 스티브 모이어가 연기하는 주인공 뱀파이어 빌 콤튼은 1시즌 마지막회에서 연인인 수키(안나 파퀸)를 구하기 위해 대낮에 나왔다가 온몸에 화상을 입고 쓰러지기는 하지만 목숨은 부지한다. &lt;/P&gt;
&lt;P&gt;뱀파이어물이 이토록 급증하고 더욱이 과거와 달리 뱀파이어를 매혹적인 이방인 정도로 그려내며 주인공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마도 다인종, 다문화 사회가 일반화되면서 그로 인한 사회적, 문화적 충격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과거 뱀파이어물이 시골에서 폐쇄적 생활을 하는 지주, 유지로 설정되며 근대 이전의 귀족을 상징했다면, 이후 불야성의 메트로폴리스를 배경으로 도시물이 활기를 띄었다가 지금은 도시물과 시골물이 공존하는 듯한 모양새다. 그러나 현대의 뱀파이어물은 아무래도 도시가 어울린다. 도시야말로 바로 옆동네에서 누가 죽어나가도 모르는 데다가 밤에 돌아다니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는 올빼미족들의 천국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의 시골물은 과거 시골에 은둔하는 지주나 지방 유지의 이미지가 아니라, 시골에 새로이 보금자리를 틀러 온 타지 출신 정도로 묘사된다. 십여 년 전만 해도 깡촌, 그러니까 촌스러운 시골 백인들을 가리키는 &#039;힐빌리&#039; 혹은 &#039;레드넥&#039;들만 살던 동네에도 이젠 유색인종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일 게다. &amp;lt;트와일라잇&amp;gt;만 해도 배경은 분명 워싱턴 주의 시골 깡촌인데 인종 분포는 LA의 웬만한 동네 못지 않을 정도로 다채롭다. 전형적인 북구 미남들부터 네이티브 어메리칸은 물론, 심지어 동양인들까지. &amp;lt;트루 블러드&amp;gt;의 배경도 루이지애나 주의 깡촌 시골이다. 그러니까 봉건시대의 잔재에 대한 더없이 적절한 비유였던 뱀파이어가 21세기 현대 자본주의에 와서는 도시의 여피를 상징하거나, 시골로 낙향한 부유한 도시 출신 백인, 혹은 미국 정착에 성공한 흑인 외 다종다양한 유색인종들의 비유로 그려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저 할리퀸 로맨스 수준이었던 원작소설과 달리 &amp;lt;아메리칸 뷰티&amp;gt;의 작가 앨런 볼의 손을 거친 &amp;lt;트루 블러드&amp;gt;가 종교적 광기와 이종존재간 문화충돌, 카트리나 이후의 미국 남부의 트라우마를 다루며 6, 70년대 반문화적 성격까지 차용해와 복잡한 문화지도를 그리고 있는 것은 너무나 상징적이다. [자본론]에 등장하는 마르크스의 훌륭한 통찰과 비유도 이제는 시대적 효력을 살짝 상실했다는 얘기다. &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dual&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quot;&gt;&lt;table cellspacing=&quot;5&quot; cellpadding=&quot;0&quot; border=&quot;0&quot; style=&quot;margin: 0 auto;&quot;&gt;&lt;tr&gt;&lt;td&gt;&lt;a href=&quot;http://cfile25.uf.tistory.com/original/1232304C4E3E871520304C&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25.uf.tistory.com/image/1232304C4E3E871520304C&quot; alt=&quot;Buffy The Vampire Slayer&quot; height=&quot;260&quot; width=&quot;260&quot;/&gt;&lt;/a&gt;&lt;/td&gt;&lt;td&gt;&lt;a href=&quot;http://cfile10.uf.tistory.com/original/183C1A4C4E3E87160547DF&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10.uf.tistory.com/image/183C1A4C4E3E87160547DF&quot; alt=&quot;Interview with the Vampire&quot; height=&quot;259&quot; width=&quot;347&quot;/&gt;&lt;/a&gt;&lt;/td&gt;&lt;/tr&gt;&lt;/table&gt;&lt;/div&gt;&lt;/P&gt;&lt;br /&gt;

&lt;P&gt;&lt;STRONG&gt;3. 앤 라이스와 버피와 엔젤&lt;/STRONG&gt;&lt;/P&gt;
&lt;P&gt;그런데 이러한 &#039;새로운 뱀파이어물&#039;을 어제 오늘 갑자기 튀어나온 것으로 얘기하긴 힘들다. 분명 과거의 뱀파이어물과 오늘의 뱀파이어물은 성격이 상당히 다르지만, 그 중간에 다리 역할을 한 작품들로 한편으로는 앤 라이스의 전설적인 뱀파이어 연대기(와 이를 원작으로 삼은 영화들)를, 또 한편으로는 무려 7시즌까지 갔던 &amp;lt;버피와 뱀파이어&amp;gt; 시리즈(이는 5시즌짜리 스핀오프 &amp;lt;엔젤&amp;gt;을 낳기도 했다.)를 언급해야만 한다. 사악한 공포의 존재로만 여겨졌던 뱀파이어가 매혹적일 수도 있다는 걸 증명한 게 바로 앤 라이스 연대기에 등장하는 레스타드일 것이다. 그러나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들은 매혹적이고 유혹적인 악으로서 고딕세계에 갇혀있다는 차이점이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기보다는 이전의 시기의 마지막 뱀파이어물로 구분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사람들이 레스타드에게 열광한 것은 그의 &#039;귀족적인&#039; 자태, 그러니까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유산처럼 간직해온 그의 귀족의 분위기와 전통 때문이다.&lt;sup class=&quot;footnote&quot;&gt;&lt;a id=&quot;footnote_link_1308_7&quot; href=&quot;#footnote_1308_7&quot; onmouseover=&quot;tistoryFootnote.show(this, 1308, 7)&quot; onmouseout=&quot;tistoryFootnote.hide(1308, 7)&quot; style=&quot;color: #f9650d; font-family: Verdana,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각주:&lt;/span&gt;7&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lt;/span&gt;&lt;/a&gt;&lt;/sup&gt;&amp;nbsp;지금의 뱀파이어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시리즈는 결국 &amp;lt;버피와 뱀파이어&amp;gt; 시리즈가 된다. 여전히 &amp;lt;버피와 뱀파이어&amp;gt; 시리즈가 뱀파이어를 과거의 사악한 악마로 그리고 있기는 하지만, 예외적 존재로 설정된 엔젤을 통해 &#039;유혹적인 악&#039;으로보다는 &#039;공존이 가능한 존재&#039;로서의 매혹적인 뱀파이어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스핀오프 시리즈인 &amp;lt;엔젤&amp;gt;은 그런 뱀파이어가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 사람들을 돕는, 그러니까 도시의 밤에 더없이 잘 섞여 살아가는 뱀파이어를 다루며 뱀파이어 탐정물의 시작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lt;/P&gt;
&lt;P&gt;나아가, 뱀파이어의 세계와 인간 세계에 그어주는 구분선으로 &amp;lt;버피와 뱀파이어&amp;gt;가 제시한 깜찍한 트릭이 의외로 긴 수명으로 다른 시리즈에까지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할 수 있다. 뱀파이어가 보통 인간의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 집의 거주자가 공식적으로 &#039;초대&#039;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 &amp;lt;버피와 뱀파이어&amp;gt;에서 처음 선보인 이 설정은 &amp;lt;트루 블러드&amp;gt;에서는 물론 북구에서 날아온 영화 &amp;lt;렛미인&amp;gt;에도 고스란히 사용된다. 과거 뱀파이어물이 &#039;나와 가장 가까운 존재조차 나를 공격할 수 있는 괴물로 변할 수 있다&#039; 혹은 &#039;원치 않음에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해치는 괴물이 될 수 있다&#039;는 공포에 집중했던 시기에 이런 설정은 도저히 말이 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상상조차 못할 설정이었다. 그러나 뱀파이어가 인간들과 섞여 살아가고 있다는 보다 잠재되고 은밀한 공포를 다루거나, 이존재와의 소통과 교감을 다루는 보다 로맨틱한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일종의 &#039;안전지대&#039;를 설정해야 할 필요성이 생기고, 그 결과 &#039;초대&#039;와 관련한 새로운 신화가 만들어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lt;sup class=&quot;footnote&quot;&gt;&lt;a id=&quot;footnote_link_1308_8&quot; href=&quot;#footnote_1308_8&quot; onmouseover=&quot;tistoryFootnote.show(this, 1308, 8)&quot; onmouseout=&quot;tistoryFootnote.hide(1308, 8)&quot; style=&quot;color: #f9650d; font-family: Verdana, Sans-serif&quot;&gt;&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각주:&lt;/span&gt;8&lt;span style=&quot;display: none&quot;&gt;]&lt;/span&gt;&lt;/a&gt;&lt;/sup&gt;&amp;nbsp;이는 &#039;대중 속 고독&#039;으로 대표되는 소외현상을 심화시키는 도시 생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과거에는 대다수의 사람이 자신을 공동체에 속해있는 구성원으로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지금 도시의 성원들은 자신을 아웃사이더로 여기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여러 괴물이나 이존재 중에서도 뱀파이어는 가장 감정이입하기 쉽거나 매혹을 주는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얘기다.&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a href=&quot;http://cfile9.uf.tistory.com/original/11478F4C4E3E8D3B0D1BE9&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9.uf.tistory.com/image/11478F4C4E3E8D3B0D1BE9&quot; alt=&quot;True Blood&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9.uf@11478F4C4E3E8D3B0D1BE9.jpg&quot; height=&quot;200&quot; width=&quot;590&quot;/&gt;&lt;/a&gt;&lt;p class=&quot;cap1&quot;&gt;&amp;lt;트루 블러드&amp;gt;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들.&lt;/p&gt;&lt;/div&gt;&lt;/P&gt;
&lt;P&gt;이후 만들어진 뱀파이어 시리즈들, 그러니까 &amp;lt;블레이드&amp;gt; 시리즈나 &amp;lt;언더월드&amp;gt; 시리즈 같은 것은 버피가 제시한 혁명적 전환의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 변화를 작게든 크게든 반영하는 과도기적 성격을 보인다. &amp;lt;블레이드&amp;gt; 시리즈는 반인 반뱀파이어의 존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기는 하지만, 이 역시 뱀파이어는 죽어 마땅한 사악한 존재로 전제한다. 당장 주인공의 직업부터가 뱀파이어 슬레이어다. 다만 뱀파이어보다 더 악한 리퍼들이 등장할 때 일시적으로 휴전과 동맹의 대상이 되기는 한다. &amp;lt;블레이드&amp;gt; 시리즈보다는 &amp;lt;언더월드&amp;gt; 시리즈가 좀더 새로운 뱀파이어물에 한 발 가까이 가있다. 이 시리즈는 적어도 도시 속에 인간들 모르게 살고 있는 뱀파이어의 존재라는 사실을 잘 활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amp;lt;언더월드&amp;gt;의 세계는 21세기에 여전히 살아 존재하는 뱀파이어를 다루며 주인공 역시 뱀파이어인 여전사로 설정돼 있긴 하되, 일반 인간들의 세계와는 유리된, 자신들만의 지하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물론 이 시리즈가 &amp;lt;트와일라잇&amp;gt;에 미친 영향을 언급할 수 있다. 늑대인간과 뱀파이어의 전쟁이라는 테마야말로, &amp;lt;트와일라잇&amp;gt;의 속편 &amp;lt;뉴 문&amp;gt;이 본격적으로 다루게 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lt;/P&gt;
&lt;P&gt;결국 &#039;새로운 뱀파이어들&#039;의 출현은 2000년대적인 현상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90년대의 뱀파이어물들은, 말하자면 과도기의 것이었다. 2000년에 나온 &amp;lt;드라큐라 2000&amp;gt;과 2002년에 나온 &amp;lt;퀸 오브 뱀파이어&amp;gt;가, 그리고 2004년에 나온 &amp;lt;반 헬싱&amp;gt;이 일견 촌스러워 보이는 것도, 뱀파이어 장르에 밀어닥치고 있는 일련의 변화를 별로 반영하지 못한 탓일 게다. 하긴 &amp;lt;퀸 오브 뱀파이어&amp;gt;는 앤 라이스의 원작을 뒤늦게 영화한 버전이었고, &amp;lt;반 헬싱&amp;gt;은 본격적으로 뱀파이어를 다룬다기보다 유니버설이 판권을 갖고 있던 온갖 괴물류를 한 화면에 등장시킨다는 야심이 더 컸던 영화이긴 했다. 그보다 살짝 이전, 1998년에 나온 &amp;lt;슬레이어&amp;gt;는 정통적인 뱀파이어 슬레이어물로서 사악한 뱀파이어들을 다 때려잡는 화끈한 슬래셔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새로이 보이는 지점이 있다. &lt;/P&gt;&lt;br /&gt;

&lt;P&gt;&lt;STRONG&gt;4. 다시, &amp;lt;문라이트&amp;gt;로&lt;/STRONG&gt;&lt;/P&gt;
&lt;P&gt;다시 &amp;lt;문라이트&amp;gt;로 돌아와서, &amp;lt;문라이트&amp;gt;의 믹 세인트 존이 특별한 것은, 저 엔젤을 적통으로 이은 거의 유일한 존재라는 것. 캐나다산 시리즈인 &amp;lt;블러드타이즈&amp;gt;만 해도 뱀파이어인 헨리 피츠로이를 매개하는 여자주인공으로 비키가 등장한다.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 역시 비키라는, 시력을 잃어가는 형사 출신 탐정이고, 헨리는 관객에게 그녀의 유혹자로서, 그녀의 타자로서 비키의 매개를 통해서 제시되는 것. &amp;lt;트루 블러드&amp;gt; 역시 &#039;수키&#039;라는 여주인공을 통해 뱀파이어 존이 제시되며, &amp;lt;트와일라잇&amp;gt; 역시 여주인공 벨라를 통해 컬렌 가문의 뱀파이어들이 비로소 소개된다.&amp;nbsp; 뱀파이어에게 매혹된 여성에 대한 감정이입을 통해서만이 타자로서 뱀파이어 주인공과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a href=&quot;http://cfile25.uf.tistory.com/original/143D3F4C4E3E871B012549&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25.uf.tistory.com/image/143D3F4C4E3E871B012549&quot; alt=&quot;Moonlight&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25.uf@143D3F4C4E3E871B012549.jpg&quot; height=&quot;455&quot; width=&quot;600&quot;/&gt;&lt;/a&gt;&lt;p class=&quot;cap1&quot;&gt;&amp;lt;문라이트&amp;gt;의 주요 출연진. 나쁘지 않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1시즌 15화로 종방된 비운의 시리즈.&lt;/p&gt;&lt;/div&gt;&lt;/P&gt;
&lt;P&gt;그러나 &amp;lt;문라이트&amp;gt;의 믹 세인트 존은 엄연히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보통 인간인 관객들에게 직접 말을 건넨다. 인간이던 시절을 잊고싶지 않고, 어떻게든 방법만 있다면 다시 인간이 되기를 소망하는 그는 그럼에도 뱀파이어로서 자신의 능력과 성격을 최대한 활용하며, 괴물/야수로서의 성격도 서슴없이 드러낸다. (다소 &#039;불쌍하게&#039; 생긴 알렉스 오로린이 가장 섹시하게 등장하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가 뱀파이어로서 난폭하게 날뛰는 장면들에서다.)&lt;/P&gt;
&lt;P&gt;인간으로 돌아가기를 염원하는 믹 세인트 존은 뱀파이어로서의 욕망에 충실한 다른 뱀파이어들(그를 뱀파이어로 만든 코럴린(섀넌 소서몬)과 조셉(제임스 도어링))과, 그에게 매혹과 공포를 동시에 느끼는 일반 인간 베스(소피아 마일즈) 사이를 잇는 중간자적 존재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와 사랑에 빠지는 베스보다 오히려 더욱, 뱀파이어에 대한 매혹과 공포의 상반된 이중감정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것도 바로 믹 세인트 존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믹 세인트 존은 코럴린을 통해 임시방편적이기는 하지만 다시 인간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얻고, 단 며칠 인간으로 살며 베스와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그러나 베스가 다른 뱀파이어 조직에 납치돼 위기에 닥친 순간, 그는 조셉의 도움을 빌어 다시 뱀파이어로 돌아간다. 뱀파이어들과 싸워 베스를 구하기 위해서는 그가 뱀파이어 시절에 가졌던 괴력과 초능력이 필요했던 탓이다. 시리즈의 외형상, 이는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하는 로맨틱한 희생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뱀파이어 시절 그가 가지고 누렸던 뱀파이어의 초능력은, 그가 쉽사리 포기할 수 없었던 또 다른 형태의 일종의 기득권이라 말할 수도 있으리라.&lt;/P&gt;&lt;br /&gt;

&lt;P&gt;&lt;STRONG&gt;5. 덧붙여&lt;/STRONG&gt;&lt;/P&gt;
&lt;P&gt;앞으로 뱀파이어물이 어떤 형태로 더 진화해갈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당장 앞으로 나올 뱀파이어물들은 지금 제시된 이 다양한 버전의 &#039;보다 느슨해진&#039; 신화들과 탐미적이고 로맨틱한 특징들을 철저히 우려먹을 것으로 보인다.국내에서는 올해 가을 개봉한다는 &amp;lt;원더월드 3 : 라이칸의 반란&amp;gt;은 여전히 그 세계에서의 뱀파이어와 늑대인간들의 전투를 계속할 것 같다. &amp;lt;뉴 문&amp;gt;과 이후 만들어질 &amp;lt;이클립스(월식)&amp;gt;, &amp;lt;브레이킹 던(여명의 새벽)&amp;gt;이야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터인데, 1편에서 제시된 쇼킹한 설정에서 새로운 것이 나올 거란 기대는 그리 많지 않다. 다만 벨라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약간의 파장을 가져온다면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보다 음습한 암흑과 음모의 세계로 들어갈 것 같은 &amp;lt;트루 블러드&amp;gt;의 경우 조금 기대가 크다. 원작의 나이브한 한계가 있고 앨런 볼의 시도가 아직은 위태로워 보인다는 점에서 조금 불안한 감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앨런 볼이 시도하고 있는 보이는 복잡한 문화지도 그리기가 성공할 경우 새로운 전환을 제시해주는 걸작으로 남게될 가능성도 크다. 다만 이야기를 사정없이 벌리고 수습하지 못할 경우, 거기에 원작의 원래의 허술한 기둥이 이런 서브텍스트와 잘 어우러지지 못한 경우 오히려 거대한 재난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사실 1시즌 피날레가 참... 거시기 했다.) 이 시리즈가 제발 제대로 풍성한 서브텍스트를 발전시키며 나아갈 수 있기를. 또 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amp;lt;문라이트&amp;gt;에서 제시된 가능성을 어떤 시리즈든 어떤 식으로든 이어줬으면 하는 것. 이존재가 매혹적인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증명했음에도, 이 쇼가 삼각관계 연애놀음에서 지지부진했던 것, 나아가 좀 엄한 이유로 중단된 것은 여러 모로 아쉽기 그지 없다. (2009/06/22 00:17) &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lt;div class=&quot;footnotes&quot;&gt;
	&lt;ol class=&quot;footnotes&quot;&gt;
		&lt;li id=&quot;footnote_1308_1&quot;&gt;&lt;문라이트&gt;는 2007년 9월 28일 CBS를 통해 첫 방송되었다. &lt;a href=&quot;#footnote_link_1308_1&quot;&gt;[본문으로]&lt;/a&gt;&lt;/li&gt;
		&lt;li id=&quot;footnote_1308_2&quot;&gt;&lt;쓰리 리버스&gt;는 대니얼 헤니의 캐스팅으로 국내에서도 관심을 모았으나 별 인기를 얻지 못한 채 1시즌으로 종영됐다. 이후 알렉스 오로클린은 7, 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lt;하와이 파이브-오&gt;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이 시리즈 역시 한국계 미국배우가 대거 출연하며 심지어 한국 로케이션도 이루어진 관계로 국내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행히 알렉스 오로클린의 &#039;1시즌 땡 저주&#039;를 벗어난 작품이 될듯, 올해 9월부터 2시즌이 방영될 예정이라 한다. &lt;a href=&quot;#footnote_link_1308_2&quot;&gt;[본문으로]&lt;/a&gt;&lt;/li&gt;
		&lt;li id=&quot;footnote_1308_3&quot;&gt;&#039;충분히&#039;라는 건 좀 과장이긴 한데, &lt;트루 블러드&gt;의 뱀파이어들이 여전히 낮에는 관 속에서 자고 잠을 자지 않으면 눈과 귀와 코로 피를 흘리며 햇빛에 타죽는다는 것을 상기해 본다면, &lt;문라이트&gt;의 뱀파이어는 선글라스를 끼고 낮에도 차 안이나 그늘만 골라가며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별로 요란한 과장은 아니라 할 수 있다. &lt;a href=&quot;#footnote_link_1308_3&quot;&gt;[본문으로]&lt;/a&gt;&lt;/li&gt;
		&lt;li id=&quot;footnote_1308_4&quot;&gt;&lt;트루 블러드&lt;는 이후 소박했던 1시즌의 분위기를 벗어나 광기와 에로티시즘으로 &#039;막나가&#039;면서 엄청난 팬층과 시청율을 확보한다. (원작과 TV 시리즈 모두 그러한데, TV시리즈는 원작에 느슨하게만 기대있을 뿐 상당히 내용을 달리 한다.) 3시즌까지 시청율 고공행진을 기록하며 미국 내 가장 인기있는 미드 시리즈 중 하나로 떠올랐다. 현재 4시즌 방영 중이며 5시즌 제작이 준비되고 있는 중이다.  &lt;a href=&quot;#footnote_link_1308_4&quot;&gt;[본문으로]&lt;/a&gt;&lt;/li&gt;
		&lt;li id=&quot;footnote_1308_5&quot;&gt;이 시리즈도 미국에서는 십대와 2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나름 인기를 끌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9월부터 3시즌 방영 예정. &lt;a href=&quot;#footnote_link_1308_5&quot;&gt;[본문으로]&lt;/a&gt;&lt;/li&gt;
		&lt;li id=&quot;footnote_1308_6&quot;&gt;&lt;뉴문&gt;에 이은 3편 &lt;이클립스&gt;도 작년에 개봉해 엄청난 인기를 누렸으며, 올해 12월 &lt;브레이킹 던 1부&gt;가 개봉할 예정이다. &lt;렛미인&gt;은 스웨덴의 오리지널 버저니 2008년 국내에도 개봉돼 큰 인기를 끌었으며, 맷 리브스 감독에 의해 미국에서 리메이크 된 버전 역시 2010년 국내에도 개봉했다. 이 버전 역시 고른 호평과 지지를 받았다. &lt;a href=&quot;#footnote_link_1308_6&quot;&gt;[본문으로]&lt;/a&gt;&lt;/li&gt;
		&lt;li id=&quot;footnote_1308_7&quot;&gt;여기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1992년작 &lt;드라큘라&gt;에 대한 언급을 생략했는데, 이 영화가 한편으로 뱀파이어란 존재의 에로티시즘을 강조하며 게리 올드만의 드라큘라를 연민이 가는 존재로 새로이 창조하긴 했으되, &quot; 브람 스토커의 원작에 충실했다&quot;는 모토대로 매우 전통적인 특징들을 함께 가진 드라큘라를 그리기 때문이다. &lt;a href=&quot;#footnote_link_1308_7&quot;&gt;[본문으로]&lt;/a&gt;&lt;/li&gt;
		&lt;li id=&quot;footnote_1308_8&quot;&gt;&#039;초대의 신화&#039;에 대한 이 부분의 언급은 정확하지 않다. 코폴라의 &lt;드라큘라&gt;에서만도 초대의 신화는 전혀 보이지 않고, 어릴 적 TV로 드문드문 봤던 뱀파이어물도 마찬가지. 그러나 &lt;버피와 뱀파이어&gt;가 이 설정을 도입한 최초의 시리즈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버피 이전에도 이 설정이 사용된 드라마나 영화가 있다면 제보 바란다. &lt;a href=&quot;#footnote_link_1308_8&quot;&gt;[본문으로]&lt;/a&gt;&lt;/li&gt;
	&lt;/ol&gt;
&lt;/div&gt;
</description>
			<category>The Pillowman Comes</category>
			<author>N.</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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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07 Aug 2011 22:35:04 +0900</pubDate>
		</item>
		<item>
			<title>35mm 필름의 황혼기</title>
			<link>http://darthvedder.com/1364</link>
			<description>&lt;p&gt;지난 7월 18일, 버라이어티지는 디룩스(Deluxe)사와 테크니컬러(Technicolor)사의 35mm 필름부문 사업합병 사실을 보도하며 &quot;필름의 황혼기를 예고하다&quot;라고 제목을 뽑았다. (기사 바로가기: David S. Cohen, &quot;&lt;a title=&quot;[http://www.variety.com/article/VR1118040041]로 이동합니다.&quot; href=&quot;http://www.variety.com/article/VR1118040041&quot; target=&quot;_blank&quot;&gt;Lab pack heralds twilight of film&lt;/a&gt;&quot; Variety) 디룩스와 테크니컬러는, 말하자면 영화산업사상 양대 축을 이루던 세계 최대의 필름 현상소라 할 수 있다. 디지털이 일반화되기 전, 우리가 극장서 헐리웃 메이저 스튜디오의 영화를 볼 때 영화의 마지막 엔딩 크레딧, 그 중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가면 이 영화를 어디서 현상했는지 현상소의 로고가 나오게 되는데, 99%가 디룩스 아니면 테크니컬러다. 이러한 두 회사가, 양사의 다른 부문들은 그대로 둔 채 35mm 사업부문 간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한편, 버라이어티는 이 기사를 내보낸 지 9일 후인 27일 테크니컬러사와 포스트웍스(PostWorks)사 간 계약을 보도했다. (기사 바로가기: David S. Cohen, &quot;&lt;a title=&quot;[http://www.variety.com/article/VR1118040520.html]로 이동합니다.&quot; href=&quot;http://www.variety.com/article/VR1118040520.html&quot; target=&quot;_blank&quot;&gt;Technicolor acquires LaserPacific&lt;/a&gt;&quot; Variety) 테크니컬러가 &amp;nbsp;한편으로는 시네디즘(Cinedigm) 사와 협약을 체결해 디지털 배급을 강화하는 한편, 레이저퍼시픽(LaserPacific)사를 인수해 포토웍스에 후반작업 자산들을 팔면서 디지털 후반작업을 재조정하고 있다는 내용이다.&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a href=&quot;http://cfile24.uf.tistory.com/original/164727344E3A5AF5240ACE&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24.uf.tistory.com/image/164727344E3A5AF5240ACE&quot; alt=&quot;&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24.uf@164727344E3A5AF5240ACE.jpg&quot; height=&quot;450&quot; width=&quot;600&quot;/&gt;&lt;/a&gt;&lt;p class=&quot;cap1&quot;&gt;35mm 필름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 풍경도 곧 &#039;옛 풍경&#039;이 될 것이다.&lt;/p&gt;&lt;/div&gt;&lt;/p&gt;
&lt;p&gt;디지털 혁명이 도래한 후 되도록 저예산으로 영화를 찍는 독립영화는 물론이고 거대 스튜디오의 작품들도 대부분 디지털 소스로 배급하고 있는 지금,&amp;nbsp;35mm 필름&#039;의 위상이 이전보다 줄어든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amp;nbsp;35mm 필름을 생산하는 회사들이 연이어 도산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amp;nbsp;지금 내가 일하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도, 독립영화뿐 아니라 고전영화들을 DCP로 상영하는 일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039;2011 시네바캉스 서울&#039;에서 상영되는 히치콕의 세 작품(&amp;lt;새&amp;gt;&amp;lt;현기증&amp;gt;&amp;lt;싸이코&amp;gt;)도, 러닝타임 5시간 30분에 달하는 &amp;lt;카를로스&amp;gt;도 DCP로 수급했다. 아마 앞으로는 더할 것이다.&lt;/p&gt;
&lt;p&gt;디지털은 35mm 필름의 깊이감과 공간감을 재현해주지 못한다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될 듯하다. 그만큼 디지털이 발전한 탓도 있겠지만, 새로이 제작되는 영화들이 제아무리 35mm로 촬영됐다 하더라도 후반 작업에서 거의 대부분 DI작업을 거치는 만큼, 이제는 디지털 소스를 다시 필름으로 현상해 필름 프린트로 배급하는 일이 이전만큼 큰 의미를 지니기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거대 체인을 가진 국내 모 멀티플렉스는 앞으로 중앙에서 디지털 상영을 관리하는 &#039;매니저&#039;를 두고 35mm 필름을 더 이상 상영하지 않는 방안(그리하여 나아가 영사기사를 정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영사기사가 사용하는 필름 편집용 테입인 35mm 스플라이서 테입이 국내에서 더 이상 판매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도 들었다. 사라지는 것은 필름만이 아니다. 정말 필름의 시대는 곧 종언을 맞는 것인가, 싶어 새삼 기묘한 기분이 든다.&lt;/p&gt;
&lt;p&gt;그런 와중에 최근 Netflix사는, &quot;DVD시대는 끝났다&quot;고 선언하며 온라인배급을 확장하고 강화하고 있다. 필름메이커 지의 스콧 매컬리는 최근 영화제에서 DVD 스크리너로 영화를 보는 경험과 &#039;DVD시대의 종언&#039;에 대한 단상을 칼럼으로 썼다. (Scott Macaulay, &quot;&lt;a title=&quot;[http://www.filmmakermagazine.com/news/2011/07/festival-film-watching-and-the-death-of-the-dvd/]로 이동합니다.&quot; href=&quot;http://www.filmmakermagazine.com/news/2011/07/festival-film-watching-and-the-death-of-the-dvd/&quot; target=&quot;_blank&quot;&gt;Festival film watching and the death of the DVD&lt;/a&gt;&quot; Filmmaker) 기술의 변화가 너무 빨라 따라가기는커녕 아쉬워하기도 벅찬 시대다.&lt;/p&gt;
&lt;p&gt;&lt;br /&gt;
&lt;/p&gt;
&lt;p&gt;&lt;br /&gt;
&lt;/p&gt;
&lt;p&gt;ps. 버라이어티의 기사는 대부분 유료이기 때문에 링크가 잘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lt;/p&gt;
&lt;p&gt;ps2. 본문에서 글 짧게 쓰고 설명하기 쉬우라고 테크니컬러와 디룩스를 대충 &#039;현상소&#039;로 표현하며 퉁치고 지나갔는데, 실제로 이제껏 해왔던 사업은 그냥 현상소도 아니고, 우리가 쉽게 생각하듯 동네 사진현상소의 영화 버전회사... 수준이 결코 아닙니다. 말하자면 이건 CJ를 대충 &#039;설탕 만드는 공장&#039; 정도로 표현한 거랄까요. 뭐 돈 된다면 아무 분야나 동네 구멍가게 품목에다가도 손뻗치는 국내 재벌에 비유하는 것도 그다지 좋은 비유는 아니지만...&lt;/p&gt;
&lt;p&gt;ps3. 사실 디룩스나 시네디즘의 표기도 그다지 올바르다고는... &#039;디럭스&#039;라곤 차마 못 쓰겠더라고요, 뭐 이것도 딱히 정확한 발음도 아니지만.&lt;/p&gt;
&lt;p&gt;&lt;/p&gt;&lt;div class=&quot;entry-ccl&quot; style=&quot;clear: both; text-align: right; margin-bottom: 10px&quot;&gt;
	&lt;img id=&quot;ccl-icon-1364-0&quot; class=&quot;entry-ccl-by&quot; src=&quot;http://i1.daumcdn.net/cfs.tistory/v/0/static/admin/editor/ccl_black01.png&quot; alt=&quot;저작자 표시&quot;/&gt;
	&lt;img id=&quot;ccl-icon-1364-1&quot; class=&quot;entry-ccl-nc&quot; src=&quot;http://i1.daumcdn.net/cfs.tistory/v/0/static/admin/editor/ccl_black02.png&quot; alt=&quot;비영리&quot;/&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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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div&gt;
</description>
			<category>Vedder Breathless</category>
			<author>N.</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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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04 Aug 2011 17:13:41 +0900</pubDate>
		</item>
		<item>
			<title>나루세 미키오 | 흐트러지다 乱れる Yearning (1964)</title>
			<link>http://darthvedder.com/1361</link>
			<description>&lt;P&gt;&lt;/P&gt;
&lt;P&gt;&lt;/P&gt;
&lt;P&gt;나루세 미키오 감독의 1962년작 &amp;lt;흐트러지다&amp;gt;는 형수와 시동생 간 연정이라는, 다소 센세이셔널한 소재를 다룬다. 물론 이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1960년대 - 전쟁의 상처는 가셨으되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있는 - 일본에서 이러한 사랑은 상대에게 고백하고 서로 나누기는커녕, 제 감정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것조차 버거운 종류의 것이다. 그러나 나루세 미키오 감독이 영화에서 다루는 것은 결국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정념과 애정만이 아니다. &amp;nbsp;&amp;nbsp;&lt;/P&gt;
&lt;P&gt;상처한 형수 혼자 가게를 이끌어가든 말든, 대학까지 졸업해 25살이나 되고도 매일 술집에 마작에, 빠찡코나 하고 다니던 시동생이 어느 날 사랑을 고백해온다. 그가 그렇게 방탕하게 지내는 것은 실은 말로 고백할 수도 없었던 사랑, 바로 당신 때문이라고. 여자가 무너지는 건 그 순간이다. &amp;lt;흐트러지다&amp;gt;의 이 장면은 충격을 받아 놀란 표정의 여자, 레이코(다카미네 히데코)의 얼굴에 집중한다. 영화 내내 단정하고 조용한 말씨와 표정과 행동을 보여주던 단아한 그녀는 이 장면에서 격동하는 감정을 그대로 얼굴에 드러낸다.&amp;nbsp;&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left&quot; style=&quot;float: left; margin-right: 10px;&quot;&gt;&lt;a href=&quot;http://cfile10.uf.tistory.com/original/1613AB514E398352256087&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10.uf.tistory.com/image/1613AB514E398352256087&quot; alt=&quot;乱れる&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10.uf@1613AB514E398352256087.jpg&quot; height=&quot;280&quot; width=&quot;200&quot;/&gt;&lt;/a&gt;&lt;p class=&quot;cap1&quot; style=&quot;width: 200px&quot;&gt;다마키네 히데코의 경이로운 얼굴&lt;/p&gt;&lt;/div&gt;그런데 이 장면은 영화가 반 이상 진행되고 나서야 등장한다. 그 앞부분에서 공들여 묘사하고 있는 것은 이 가정을 이루고 있는 이들의 관계와, 이 가정이 어떻게 복구되어 지금의 형태를 이루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이는 사실 이 가정의 사적인 역사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전쟁 후 복구와 재건, 그리고 그 와중 겪는 ‘자본주의화’라는 일본 사회 전반의 변화의 모습이다. 당장 영화의 시작 장면 역시 동네를 돌며 스피커로 ‘세일’을 광고하는 수퍼마켓 트럭의 모습이 아니던가. 영화의 전반부의 긴장을 이끌어가는 것은,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대형 수퍼마켓과 잿더미 위에서 가까스로 가업을 복구해 소매점을 안착시켰다가 대형 수퍼마켓의 등장으로 변화의 기로에 선 ‘동네 구멍가게 주인들’ 사이의 갈등이다. 심지어 이웃 가게의 주인 한 명은 스스로 목을 매기까지 한다.&lt;/P&gt;
&lt;P&gt;레이코가 속해있는 가족 역시, 결혼 반년 만에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된 - 남편은 태평양전쟁에 나가 외지에서 전사했다 - 레이코가 잿더미 위에서 행상을 해가며 시어머니와 시누이 둘, 그리고 어린 시동생을 부양해온 것으로 설명된다. 그리고 술을 파는 이 가게 역시 서서히 위기를 겪는다. 시누이와 시어머니가 그녀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하는 한편 이 표현의 일환으로 재혼을 위한 맞선을 주선한다. 하지만 그녀에게 향하는 가족들의 호의와 고마움의 표현이 실은 그녀를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배제의 결과이자, 그러한 배제를 계속 시동케 하는 힘으로 드러난다는 사실도 아이러니하다. 이러한 고마움의 표현은 그녀의 이 집안에서의 위치 - 실질적인 가장 - 를 껄끄러워 하는 대사와 언제나 쌍을 이룬다.&amp;nbsp;&lt;/P&gt;
&lt;P&gt;그러므로 그녀가 ‘이루어지지 못할 관계’의 남자에게서 고백을 받고 충격을 받는 장면은, 18년간 어떻게든 이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고자 몸부림쳤던 그녀의 필사적인 노력, 그리고 가족에 대한 헌신을 통해 가까스로 형성해온 자신의 인생과 정체성이 회복 불가능하도록 완전히 박살나며 무너지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장면이 그토록 파워풀한 힘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파괴가 가족의 일원 중 그녀에게 가장 절대적 신뢰와 지지를 보여주던 시동생 - 더욱이 이 가정의 유일한 ‘남자’, 즉 이 가정의 일원들이 모두 가부장으로서 권위를 인정하고 있는 존재 - 의 애정 고백에 의해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사실도 아이러니하다. “나는 절대로 재혼하지 않고 이 집에서 영원히 살 것이다”라는 그녀의 선언에 재혼을 주선하던 시누이들이 번번이 고개를 끄덕이며 (비록 마지못한 것일지라도) 그녀의 위치를 재차 수긍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lt;/P&gt;
&lt;P&gt;이러한 ‘파괴’와 ‘흐트러뜨림’의 순간 이후, 봉합될 수 없었던 그와 그녀의 사이는 결국 그녀의 친정으로 향하는 여정의 길에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가 싶더니 결국 주저앉고 만다. 둘은 낯선 역에 함께 내려 시동생과 형수가 아닌 비로소 남자와 여자로 만나지만, 그녀는 자신 역시 그의 고백에 가슴이 떨렸다고 고백하면서도 결국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결말이 혹여 ‘가부장제의 한계와 억압을 뛰어넘지 못한’ 것으로 읽힐까 우려스럽다. 오히려, 일견 순종적이고 헌신적인 그녀가 실은 자신의 확고한 의지와 욕망에 따라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구성해 왔고, 그렇게 살고자 노력해 왔다고 보는 것이다. 그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 역시, 그녀 스스로 깨닫지 못했으되(그녀는 그의 키스를 뿌리친 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이러한 자신 스스로 정체성을 구성하려는 의지에 기반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a href=&quot;http://cfile24.uf.tistory.com/original/163AE8484E39E6220BBE45&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24.uf.tistory.com/image/163AE8484E39E6220BBE45&quot; alt=&quot;&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yearning3.jpg&quot; height=&quot;428&quot; width=&quot;600&quot;/&gt;&lt;/a&gt;&lt;/div&gt;&lt;/P&gt;
&lt;P&gt;앞서 나는 그의 고백 장면이 실은 그저 애정고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녀에게 정체성과 기반을 위협하고 결국 그것을 성공적으로(!) 파괴하는 아이러니한 장면이라는 사실을 다소 장황하게 설명했다. 그녀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는 가족들에게 그녀가 여러 차례에 걸쳐 “내 스스로 선택한 삶, 당연한 행동”이라고 강조하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대사를 한번 하는 것은 그녀가 가부장제를 몸으로 체화한 순종적인 여성, 너무나 착한 여성의 겸손의 표현일 수 있지만, 두번, 세번 반복되는 것은 그저 겸손의 착한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그녀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녀의 헌신을 ‘희생’으로 규정하는 시선과 ‘(가장이니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주장 사이에서, 우리는 표면적인 감사 대 겸손과 순종의 입장을 넘어서서, 그녀를 배제하려는 혈연에 기반한 가족관 대&amp;nbsp;그녀가 &#039;만들어온&#039; 가족관, 나아가 스스로의 위치를 정하고 그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온 그녀의 주체성의 대립을 읽어내야 하지 않을까. 그 결과 그녀가 이 가족 안에서 유지했던 것은 ‘실질적 가장’의 위치였지 않은가. 그러나 그녀는 이 실질적 가장의 위치를 안정적으로 보장받지 못한다. 그런 위치에서, 그녀의 헌신이 오히려 안정적 제 위치를 향한 맹렬한 투쟁으로 읽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amp;nbsp;&lt;/P&gt;
&lt;P&gt;그녀가 그와 함께 역에서 내린 뒤 가장 먼저 하는 대사는 “나도 여자랍니다. 당신의 고백을 받고 실은 가슴이 설레었어요”라는 고백이다. 이 고백은 물론 오랫동안 자신을 마음에 둔 남자에게 비로소 화답하는 장면이기는 하지만, 내게는 좀더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만약 그녀의 헌신이 정말로 희생이 아닌 그녀의 주체적 선택의 결과였고, 그의 고백이 그녀의 이 선택을 뒤흔들고 파괴하는 것이었다면, 이 장면은 흔히 해석되기 쉬운 ‘가부장제적 윤리 대한 도전’보다 오히려 전통적으로 요구된 - 종종 강요된 - 여성의 성역할을 받아들이며 순응하고자 하는 시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그 낯선 곳에서 그에게 자신의 ‘여성’을 선언하고 함께 여관에 들었으면서도 결국 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그녀의 마음도 충분히 납득된다. 그녀에게 어느 날 찾아온 로맨스는 그녀의 여성성을 복원해주되 대신 자신이 오랫동안 스스로 만들어온 가족 내 &#039;사회적 인간&#039;으로서의 위치를 잃게 만드는 것, 그러므로 결국 자신의 존재를 건 투쟁을 촉발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lt;/P&gt;
&lt;P&gt;그의 주검을 향해 쓰러질듯 뛰어가던 그녀의 흐트러진 머리와 감히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그 표정이 오랫동안 잔상을 남기며 끝없는 상념을 일으키는 가운데,문득 그의 죽음은 그녀에게 파탄을 안겨준 이에게 운명이 내리는 벌, 혹은 그녀를 향한 운명의 &#039;다른 방식의 사랑&#039;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은 결코 그녀가 원치 않았던 복수를, 결코 그녀가 원치 않았던 방식으로 그에게 해준 셈이다. 운명, 혹은 신의 사랑은 인간의 이해, 혹은 인간의 바람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성취되고 표현된다. 그녀가 진정한 비극의 주인공은 바로 이런 점에서다.&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a href=&quot;http://cfile3.uf.tistory.com/original/171D90514E3983511ADE39&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3.uf.tistory.com/image/171D90514E3983511ADE39&quot; alt=&quot;&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yearning.jpg&quot; height=&quot;329&quot; width=&quot;600&quot;/&gt;&lt;/a&gt;&lt;/div&gt;&lt;br /&gt;
&lt;/P&gt;
&lt;P&gt;&lt;br /&gt;
&lt;/P&gt;
&lt;P&gt;ps.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011. 7.15-7.24 간 열린 &#039;나루세 미키오 특별전&#039;에서, 7/17 19:30에 보다.&amp;nbsp;&lt;/P&gt;
&lt;P&gt;ps2. 그 유명한 기차씬은 새삼 언급하지 않겠다. 이 장면은 정말 기차 안 풍경(정확히 하면 그녀를 향한 그의 시선, 그리고 그와 그녀 사이의 점점 가까워지는 거리)와 기차 밖 풍경을 번갈아 병치하는 편집으로 엄청난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그 어떤 스릴러에서도 맛볼 수 없었던 수준의 어마어마한 서스펜스. 덕분에 심장 터지는 줄 알았다. 과연 &#039;시선의 내러티브&#039;의 거장다운...&lt;/P&gt;
&lt;P&gt;ps3. &lt;STRIKE&gt;필름 소유자인 시네마테크부산으로부터 1962년작이라고 소개받았는데 영어자료뿐 아니라 일본 위키 등의 자료에도1964년 1월에 개봉한 1964년작이라고 표기돼 있다.&lt;/STRIKE&gt;&amp;nbsp;다시 확인해 보니 내 오류. 1964년작이 맞다.&lt;/P&gt;
&lt;P&gt;ps4. 마지막 장면, 레이코의 얼굴 클로즈업을 잠깐 비추다가 더 끌지 않고 그냥 확 끝내버리는 걸 보고 경악을 했었다. 사실 이번 나루세 미키오 특별전에서 맨 처음 본 게 이 &amp;lt;흐트러지다&amp;gt;였고, 이 영화가 준 충격 덕에 주말도 그대로 반납하고 나루세 미키오 영화들을 계속 챙겨봤다는.&lt;/P&gt;
&lt;P&gt;ps5. 그래서 내게 이 &amp;lt;흐트러지다&amp;gt;는 나루세 미키오의 가장 유명한 영화 &amp;lt;부운&amp;gt;보다도 훨씬 더 좋았던, 이번에 본 다섯 편 중 단연 최고.&lt;/P&gt;
&lt;P&gt;ps6. 이런 식의 분석이 오히려 영화에의 흥미를 더 떨어뜨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얼굴 *발그레*해지는 형수와 시동생 간 러브스토리로만 봐도 절절하긴 마찬가지. 그런데 저 단아하면서도 단호하기 짝이 없는 다카미네 히데코의 얼굴이, 계속해서 &#039;생각&#039;을 하게 만든다. 언젠가 다시 상영된다면 꼭 다시 보고 싶다.&lt;/P&gt;
&lt;P&gt;ps7. 이 영화에선 이토록 청초하고 단아하던 다카미네 히데코가 &amp;lt;방랑기&amp;gt;에선 스스럼없이 &#039;망가지는&#039; 연기를 보여준다.&lt;/P&gt;
&lt;P&gt;&lt;/P&gt;
&lt;P&gt;&lt;/P&gt;
&lt;P&gt;&lt;/P&gt;&lt;div class=&quot;entry-ccl&quot; style=&quot;clear: both; text-align: right; margin-bottom: 10px&quot;&gt;
	&lt;img id=&quot;ccl-icon-1361-0&quot; class=&quot;entry-ccl-by&quot; src=&quot;http://i1.daumcdn.net/cfs.tistory/v/0/static/admin/editor/ccl_black01.png&quot; alt=&quot;저작자 표시&quot;/&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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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div&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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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Eyes Wide Open</category>
			<category>나루세 미키오</category>
			<category>나루세 미키오 특별전 2011</category>
			<category>다카미네 히데코</category>
			<category>서울아트시네마</category>
			<author>N.</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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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04 Aug 2011 02:46:14 +0900</pubDate>
		</item>
		<item>
			<title>&lt;파수꾼&gt; 윤성현 감독 인터뷰 (2011. 3. 8)</title>
			<link>http://darthvedder.com/1363</link>
			<description>&lt;p&gt;&lt;/p&gt;
&lt;p&gt;&lt;/p&gt;
&lt;div class=&quot;txc-textbox&quot; style=&quot;border-top-style: dashed; border-right-style: dashed; border-bottom-style: dashed; border-left-style: dashed; border-top-width: 1px; border-right-width: 1px; border-bottom-width: 1px; border-left-width: 1px; border-top-color: rgb(193, 193, 193); border-right-color: rgb(193, 193, 193); border-bottom-color: rgb(193, 193, 193); border-left-color: rgb(193, 193, 193); background-color: rgb(238, 238, 238); padding-top: 10px; padding-right: 10px; padding-bottom: 10px; padding-left: 10px; &quot;&gt;
&lt;p&gt;많은 성장영화와 청춘영화들이 ‘빛나는 청춘’을 다루지만, 그 빛이 언제나 찬란하고 형형색색의 눈부심만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때로는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을 베이는 듯한 고통과 깊이를 알 수 없는 겹겹의 어두움의 빛이기도 하다. &amp;lt;파수꾼&amp;gt;의 윤성현 감독은 그 어둡고 격렬한 청춘의 빛을 다른 이들과 다른 방식으로 빚어냈다. &amp;lt;파수꾼&amp;gt;의 기태(이제훈)와 동윤(서준영), 희준(박정민)은 이미 성인이 된 당신과 내가 여전히 지워내지 못한 채 마음 속 금고에 꽁꽁 숨겨뒀던 상처이기도, 아직 성인이 채 되지 않은 아이들이 지금도 여전히 겪으며 통과하고 있는 고통이기도 하다. 마치 오래 전 알고 있었던 실존하는 어떤 사람처럼 그렇게 곁에 왔다가 다시 길을 떠난 기태와 동윤, 희준. 그들이 못내 아쉬운 관객들을 위해 여기 윤성현 감독과의 ‘영화 수다’의 기록을 남긴다.&lt;/p&gt;
&lt;/div&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a href=&quot;http://cfile9.uf.tistory.com/original/1901CA574E33BF6301B257&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9.uf.tistory.com/image/1901CA574E33BF6301B257&quot; alt=&quot;파수꾼&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9.uf@1901CA574E33BF6301B257.jpg&quot; height=&quot;337&quot; width=&quot;600&quot;/&gt;&lt;/a&gt;&lt;/div&gt;&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숙현(이하 ‘김’)&lt;/b&gt; : 흥행은 어떤가. 아카데미 시상식 시즌이라 영화가 많은 시기에 개봉했다. 극장 잡기가 쉽지 않았을 듯하다.&lt;/font&gt;&lt;/p&gt;
&lt;p&gt;&lt;b&gt;윤성현(이하 ‘윤’)&lt;/b&gt; : 개봉 첫 주에 삼천 명 정도 들었는데 이 정도 규모 영화에선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 한다. 첫 주부터 퐁당퐁당 상영을 한 건 사실인데, 흡족한 편이다. 만 명만 넘겨도 좋을 것 같다. (편집자 주 : 윤성현 감독을 인터뷰한 시점은 개봉한 지 6일째, 4천 명 가량이 들었던 때였다. 개봉한 지 3주인 현재 만 명 돌파를 바로 목전에 두고 있다.)&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관객과의 대화’를 계속해서 많이 다니는 것 같다.&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사실 관객과의 대화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관객들마다 다들 각자 해석하고 정리하는 게 다른 법인데, 내 의도를 말해주게 되면 그게 그냥 하나의 ‘정답’이 돼버리니까. 영화를 만든 자로서 분명 의도가 있긴 하지만, 그 의도대로만 영화가 읽혀야 하는 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관객 각자 자신만의 해석과 이야기들이 분명 있다. 영화가 보여주지 않은 부분들, 혹은 공백에 대해서 관객들이 각자 자신들의 이야기로 그 공백을 채우기 마련이고, 그렇게 영화는 하나지만 각자의 이야기가 존재하게 되는 셈이다. 나는 그 이야기들을 하나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관객들이 “나는 영화를 이러이러하게 봤다”고 말해주면 나는 “아,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것도 맞는 것 같다”고 반응하는 편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오히려 그런 이야기들이 더 재미있다. 하지만 내가 ‘정답’을 말하게 되면, 영화를 보는 시선 자체가 제한적이 된다. 그런 면에서 관객과의 대화가 썩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관객 입장에서도 자신만의 해석과 감상이 ‘틀렸다’는 판정을 대하게 된다면 그리 좋을 것 같지 않다.&amp;nbsp;&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영화란 게 원래 관객이 스스로 채워 넣는 부분이 많긴 하지만, 전혀 엉뚱한 해석들이 나올 경우 마음에 걸리지는 않는가.&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영화를 그렇게 볼 수 있다는 게 나는 오히려 재미있더라. 예를 들어 &amp;lt;파수꾼&amp;gt;이 미스터리 구조를 갖고 가기는 하지만 관객들 중엔 이 영화를 스릴러로 보는 경우가 있다. 또 주인공 기태를 보며 공포를 느끼면서 영화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포영화로 받아들이는 관객도 있다. 내가 처음에 의도한 건 그런 게 아니었지만, 그렇게 볼 수 있다는 게 재미있기도 하고 또 일정 정도 맞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그런 부분이 내포될 수 있었겠다 싶으니까. 영화를 만들 때 모든 걸 공식처럼 1+1=2, 3+4=7처럼 계산해서 짜맞추는 건 아니니까. 본능적으로, 직관적으로 만드는 부분도 분명 있다. 그렇게 내가 무의식적으로 느낀 부분들을 읽어내고 끄집어내 언어로 공식화해주는 걸 들으면, 나도 깨달음을 얻고 나아가 재미와 쾌감도 느낀다. 내가 다만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무의식적으로는 나 역시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었겠구나 싶으니까. 오히려 재미가 없어지는 건 정답을 요구하는 순간부터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부분은 ‘영화는 영화로서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로 해설하는 입장이 되는 순간 피곤해진다. 재미도 없고.&amp;nbsp;&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많은 감독들이 현장에서는 물론 관객들의 반응도 통제하고 싶어 한다. 개중엔 “평론가들의 평을 평론하는” 감독들도 많다.&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전문가들의 평과 관객평을 꾸준히 찾아보는 편이다.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만든 사람으로서는 궁금하니까. 작고하신 이청준 선생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의 비평가가 있는데, 작품을 완전히 잘못 읽는 비평가가 있고 작가의 의도를 정확해 읽어내는 비평가가 있다. 마지막으로 작가 본인도 몰랐던 작품의 비밀을 발견해주고 무의식 속에 있었던 부분을 끄집어내주는 비평가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이야기를 직접 만든 작가라고 해도 틀릴 수 있다는 얘기다. 나도 그 얘기에 동의한다. 작가는 신이 아니기 때문에 그 모든 것들을 신처럼 “이건 이거다, 저거다” 할 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인해서 읽는 것도 재밌게 느껴지고, 의도대로 읽어주면 좋고 뿌듯한 거고.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은 특히나 직관이 많이 개입한다. 사람을 다룰 때, 캐릭터를 만들 땐 공식에 기대어 쓰는 게 아니니까. 내가 몰랐던 새로운 지점들을 발견해줄 때 도리어 그 얘기를 통해 내 영화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생각해보는 기회가 된다.&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감독들 중에는 시나리오를 쓸 때나 연출을 할 때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계산하고 통제해야 하는 스타일이 있는가 하면, 보다 직관과 본능에 의존해 본능적으로 반응하거나 즉흥적으로 바꾸는 스타일도 있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반반인 것 같다. 일단 영화란 것은 현장에 나갈 때 완벽한 준비를 해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면 장면에 언제나 최선의 것만을 요구할 순 없다. 예를 들어 원래는 화창한 날씨를 원했지만 계속 어둡고 구름 낀 날씨라고 했을 때, 혹은 그와 비슷한 다른 상황이 발생했을 때 거기에 대한 대처가 돼 있어야 한다. 운에 맡기지 말아야 하고, 최선의 순간을 기대하고 가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최악의 경우에 대한 모든 만반의 준비와 대비를 해야 한다. 모든 스탭이 시나리오라는 지도를 가지고 다들 준비하기 마련인데,. 어떤 장면을 찍으려는 상황에서 갑자기 “이렇게 찍기 싫다”라며 바꿔버리면 준비한 사람들이 다 당황할 수밖에 없다. 영화를 같이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이니까. 그러고 싶진 않다. 영화 현장은 최고의 순간보다는 최악의 순간이 훨씬 많다.&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만반의 준비를 해갔는데 현장에서 아니란 판단이 든다면?&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전체의 얼개를 틀어버릴 정도로 바꾸진 않지만, 만반의 준비를 통해 갖춘 전체적인 얼개가 있다면 그 얼개를 지키는 한도 내에서 바꿀 수 있는 최대의 것을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리허설을 하면서 배우가 어느 정도의 선을 해줄 수 있는지 알았다면, 촬영 현장에선 그걸 더 끌어올리기 위해 목표치를 더 높게 설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원하는 건 그 목표치보다도 더 높기 마련이다. 실제로 원하는 그 수위까지 끌어내기 위해, 리허설 때부터 엄청나게 준비를 하고 요구하기보다 배우한테 최대의 자유를 주는 쪽이 낫다. 대사의 자유를 줄 수는 없다, 편집을 해야 하니까. 하지만 ‘정서상의 자유’를 줄 수는 있다. 예를 들어 배우한테 울라고 했는데 배우는 그 장면에서 울고 싶지 않다고 하면 울지 말라고 한다. 배우한테 자기 캐릭터를 새롭게 창조하고 자기 자신을 연출하기를 바라는 편이다. 배우뿐 아니라 스탭들에게도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창조적일 것’을 요구하는 편이다. 그러니 결국 나는 틀을 만들어주고, 각자 그 틀 안에서 최대한 노는 것이다.&lt;/p&gt;
&lt;p&gt;&lt;span class=&quot;Apple-style-span&quot; style=&quot;color: rgb(92, 127, 176); &quot;&gt;&lt;b&gt;김&lt;/b&gt; : 시나리오 쓸 때는 어떤가? 계산과 이성에 많이 의존하는 편인가, 아니면 직관과 본능에 의존하나?&lt;/span&gt;&lt;/p&gt;
&lt;p&gt;&lt;b&gt;윤&lt;/b&gt; : 그것도 반반인 듯하다. 이야기, 플롯을 만들 때에는 굉장히 계산적으로 한다. 캐릭터 A가 이런 생각을 했으니 행동은 이렇게 하겠다는 행동의 흐름들 같은 것. 인과관계나 개연성을 굉장히 많이 따진다. 이 씬이 있었을 때와 빠졌을 때도 따져보고. 여백을 넣었을 때, 그 여백에 보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 수 있는 반면 결과적으로 개연성이 없어질 수도 있으니까. 그런 판단은 이성적으로 한다. 하지만 캐릭터를 만들고 대사를 쓸 때는 다르다. 얘는 이런 애니까 이런 대사를 해야 하고 이런 정서를 갖는다, 고 계산하기보다는 얘는 왠지 이럴 것 같다, 이런 정서를 가졌을 것 같다는 직관적 느낌에 많이 의존한다. 나는 한마디로 말하면 ‘삘을 받았을 때’ 막 써내려가는 편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화면을 들여다보며 “이 인물이 왜 이런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할까, 어떤 정서일까” 머릿속에서 공식을 만들어내고 계산을 하기보다는, 버스를 타든 지하철을 타든 화장실을 가든 어디를 가든 항상 그 인물을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딱 ‘삘이 오면서’ 대사가 생각나면 곧바로 녹음을 하거나 수첩에 메모를 한다. 그렇게 만든 캐릭터와 대사들이 확실히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전체 얼개는 이성적이고 계산적으로 쓰고, 디테일한 부분은 직관적이고 본능적으로 쓰는 셈이다.&amp;nbsp;&lt;/p&gt;
&lt;p&gt;그런데 실은 이성과 본능이 같이 가는 것 같다. 보는 사람이 언제나 만드는 사람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 건 당연하지만, 나는 단지 이런 의도로 하면 재밌겠다 싶어서 쓴 부분인데 보는 사람은 거기서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걸 발견해내기도 하니까. 그런가 하면 나는 이성적이고 다 계산해서 의도적으로 썼다고 생각한 부분에서 나조차도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이 나중에 발견된다. 특히나 얼마 전 어느 잡지에서 &amp;lt;파수꾼&amp;gt;에 대한 평을 하나 봤는데 정말 맞고 정확한 말씀이더라.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너무도 정확했다. 내가 그 정도까지 계산해서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돌이켜보니 머릿속에서 직관적으로 그렇게 했던 것 같다. 정말 신선한 느낌이었다.&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김 : 그렇게 ‘삘로 건진’ 대사 중에 “아, 이건 내가 썼지만 정말 마음에 든다” 싶은 대사가 있다면.&lt;/font&gt;&lt;/p&gt;
&lt;p&gt;윤 :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생각을 가다듬다가) 그런 순간이 몇 순간 있긴 하지만 ‘가장’이라고 말하긴 힘들 것 같다. 다만 가장 마지막으로 시나리오를 바꿨던 건 이미 촬영에 들어간 이후, 마지막 엔딩 신이었다. 아마 2회 차 촬영이었던 것 같은데, 기태가 자기 어머니 얘기를 하는 장면을 찍으면서 갑자기 삘이 확 온 거다. 그래서 마지막 엔딩 신을 고쳐 쓰게 됐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엔딩이 달랐다. 동윤이의 죄의식만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장면이었다. 물론 동윤이는 죄책감을 지닐 수밖에 없고 그걸 보여주는 엔딩이라는 점에서도 지금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원래 시나리오 상태로 가면 안 되겠다 싶더라. 기태의 본질, 기태가 느끼고 있는 결핍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다. 예를 들어 기태가 “그렇게 하면 세상이 다 날 볼 거 아냐” “누가 최고야? 누가 최고야?” 하는 대사들은 원래 시나리오에 있지 않았다. 그 장면(기태가 어머니 얘기를 하는 장면)을 찍으면서 영감을 받아서 시나리오 위에다 바로 다시 고쳐서 새로 썼다. 기태란 인물에 대해 연민이 확 올라오더라. 연민어린 시선을 보여주자는 의도라기보다, 불안하고 유리알 같은 내면을 지닌 기태에게 내가 연민을 느꼈다. 그 대사들에 대해 어떤 관객들은 간지럽다, 쑥스럽다는 반응들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진심이었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lt;/p&gt;
&lt;p&gt;맨 처음 필을 받았던 장면은 기태가 동윤을 찾아가는 장면이다. 순간적으로 갑자기 삘이 와서 그 장면을 제일 먼저 썼던 것 같다. 기태와 동윤의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었는데, 그들의 담겨진 마지막 모습이 순간적으로 왔고 그걸 굉장히 직관적으로 썼다.&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그 장면은 연인이 헤어질 때의 느낌도 난다. 사실 그 장면뿐 아니라, 영화의 많은 부분에서 기존에 통념상 ‘여성적’이라고 부르던 정서들이 주축이 된 것 같다.&amp;nbsp;&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글쎄, 우리가 소위 말하는 ‘마초적’인 성향이 있는 관객들이 내 영화에 정서적으로 굉장히 격렬하게 반응하는 편이던데. &amp;lt;무비위크&amp;gt;의 송지환 편집장도 그렇고, 양익준 감독도 그렇고. &amp;lt;아저씨&amp;gt;의 이정범 감독은 영화 끝나고 눈물까지 흘리셨다. 그럴 만한 영화는 아닌데...&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잽싸게 말을 자르며) 그럴 만한 영화 맞다(웃음).&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글쎄, 엄청나게 울면서 볼 영화는 아니지 않는가. 정서적인 민감대가 강력하게 왔기 때문일 거란 확신은 든다. 내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서도 엄청 남자답다는 친구들이 격렬하게 반응하더라.&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흔히 남자들은 ‘거하게 싸우면 친구가 된다’는 둥, 여자들보다 의리가 끈끈하다는 둥의 허세어린 과시를 여자들에게 하지 않는가. 반면 여성들의 우정은 말 한 마디에 삐지고 상처받는다고들 하고. 하지만 영화에선 희준이 삐져서 기태를 슬슬 피한다. 동윤도 나중엔 기태가 가장 아파할 말을 골라서 한다. 이런 건 흔히 ‘여자들의 싸움’이라고들 하지 않나. 반면 이제까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려온 흔한 스테레오타입 화된 남성의 방식으로 행동하는 건 오히려 기태다. 때린 다음 날 와서 웃으면서 “야, 많이 아프냐?” 한다던지.&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난 기태를 포함한 세 명 다 굉장히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세 명이 스테레오타입 화된 인물들은 아니지만 실제 남자아이들의 정서이지 특별히 여성적이라거나 새롭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 정서들이 있었기 때문에 정서적인 뒤틀림에서 오는 갈등이 있었던 거고. 난 오히려 그 아이들이 ‘보편적’이라 생각한다. 마초적 성향이 강하단 사람들도 그 정서를 이해하기 때문에 공감하는 것일 거다. 내가 마초인데 기태도 마초니까 공감한다는 차원보다는, 정서에서 오는 디테일함, 그 틀어짐을 다들 느끼는 거다. 기태는 겉이나 표현 방식은 투박하지만 내성적이고 아주 디테일하고 섬세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니까 그런 갈등을 느끼는 거겠지. 무딘 사람이라면 애초에 이런 갈등이 벌어지지도 않았을 거다. 영화들에서 “이런 게 여성적인 것들”이라고 하는 전형적인 부분들을 나는 여성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보편적이라 생각한다.&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사실 남녀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있는 부분들을 사람들이 남성적, 여성적이라고 가르는 거지.&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맞다. 만약 굳이 그런 어휘를 빌려 표현한다고 한다면, 나는 오히려 여성이 더 남성적이고 남성이 더 여성적이라 생각한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살아오면서 느낀 바로는 남자는 정말 약하다. 여자는 정말 강한 것 같고. 그 강함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여자의 내면이 훨씬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남자들은 다들 너무 약하고 상처도 잘 받고 잘 준다. 그러니 실제적으로는 우리가 스테레오타입화한 ‘여성적’이란 말은 남자에게 더 어울리고 강인함 등 ‘남성적’이란 말은 여자한테 더 어울린다.&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마초적인 사람일수록 격렬하게 반응한다는 말을 듣고 보니, 기태의 그런 약한 부분을 경험했기 때문에 사회에 나와서 더 마초적인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그렇다. 만약 내면이 강하거나 무디고 상처도 잘 안 받는 성격이라면 그런 식의 소통 방식을 취할 리가 없으니까.&lt;/p&gt;
&lt;p&gt;&lt;span class=&quot;Apple-style-span&quot; style=&quot;color: rgb(92, 127, 176); &quot;&gt;&lt;b&gt;&lt;/b&gt;&lt;/span&gt;&lt;/p&gt;
&lt;p style=&quot;display: inline !important; &quot;&gt;&lt;b&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a href=&quot;http://cfile3.uf.tistory.com/original/133E7E494E3829C1024AF8&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3.uf.tistory.com/image/133E7E494E3829C1024AF8&quot; alt=&quot;&amp;lt;파수꾼&amp;gt; 윤성현 감독&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3.uf@133E7E494E3829C1024AF8.jpg&quot; height=&quot;400&quot; width=&quot;600&quot;/&gt;&lt;/a&gt;&lt;/div&gt;&lt;/b&gt;&lt;/p&gt;
&lt;b&gt;
&lt;/b&gt;&lt;p&gt;&lt;/p&gt;
&lt;div&gt;
&lt;span class=&quot;Apple-style-span&quot; style=&quot;color: rgb(92, 127, 176); &quot;&gt;&lt;b&gt;김&lt;/b&gt; : 기태가 희준을 때리는 장면도 참 간절함이 보였다. 희준이가 폭력 외엔 반응을 보이지 않으니까, 하지만 때리면 어쨌든 반응을 하니까 그 실낱같은 반응을 얻기 위해 때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참 희준이 얄밉기도 하고.&lt;/span&gt;&lt;span class=&quot;Apple-style-span&quot; style=&quot;color: rgb(92, 127, 176); &quot;&gt;&lt;b&gt;&lt;p&gt;&lt;span id=&quot;tx_marker&quot;&gt;&lt;/span&gt;&lt;/p&gt;
&lt;/b&gt;&lt;/span&gt;&lt;/div&gt;
&lt;p&gt;&lt;b&gt;윤&lt;/b&gt; : 참 얄밉긴 하지. 하지만 그런 소통 방식을 취하는 게 희준이 입장에선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거다. 기태가 희준에게 원하는 반응과 행동이 있다. 희준은 그걸 알지만 애써 외면하는 거다. 그걸 해주는 순간 자신의 자존심이 무너진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그렇기 때문에 둘이 서로 상승효과로 가는 거다. 누구 한 명이 다르게 행동했다면 같이 주저앉을 테지만 둘이 서로 치고 올라가듯이 상승하는 거다. 하지만 참, 얄밉지.&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심지어 때리는 기태보다 오히려 희준이 정서적으로는 더 폭력적이 아닌가, 란 생각까지 들더라. 상대를 자꾸 나쁜 사람으로 만들면서 자신의 희생자 포지션을 더 강화한 달까. 하지만 두 번째 보고 감독의 말을 들으니 희준이가 이해가 간다. 기태와 갈등하게 된 이후 “내가 니 꼬봉이냐?”라는 대사를 반복하던데, 기태의 말을 순순히 들어주면서 기태한테 종속이 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보이기도 하고.&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기태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도 불만이 있었을 거다. 친구 관계라는 건 기본적으로 자신과 대등하게 느꼈을 때 친구지, 자기보다 아래라고 생각했을 때 상대를 친구로 느끼진 못한다. 차라리 위에 있는 사람을 친구로 느낄 수 있을지 몰라도 말이다. 아마도 기태를 정말 좋아하니까 기태랑 대등해지고 싶었을 거고, 대등해지기 위해 그러한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었을 거다. 나도 만약 기태에 대한 애정이 있고 기태와 정말 친구가 되고 싶었다면, 기태가 나를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거다.&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그런 점에서 동윤은 기태가 미쳐 날뛸 때 유일하게 기태를 제압할 수 있었던 아이였던 것 같다. 기태를 따라다니던 다른 아이들도 말 한 마디로 제압한다. 사실 남자들의 서열과 수직 관계에서 벗어나 있는 듯한 인물로 보였다.&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그렇다. 희준과 기태의 갈등이 계급적인 갈등이라면, 기태와 동윤의 갈등에는 계급의 문제가 제외돼 있다.&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희준이가 또 얄미웠던 게, 기태가 애지중지하는 공까지 받았으면서 모든 책임을 동윤이한테 떠넘기는 듯하다는 거다. 기태 아버지한테 얘기할 때도, 마치 세 사람이 모두 친했던 시절은 기억도 안 난다는 듯 말하지 않나. 아무리 사람의 기억이 사후에 재구성되는 법이라곤 해도 말이다. 심지어 동윤에게 “피하지는 마라”는 대사까지 하지 않나. 정작 피했던 건 자신이면서.&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발 빼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확실히 비겁해 보이지. 하지만 그건 무의식적인 비겁함이다. 자기가 기태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 거란 걸 아예 생각을 못 하는 거다.&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당신이 아까 언급한 그 평에서도 지적했듯, 희준인 아마 평생 그걸 생각도 기억도 못한 채 살아갈 것 같다. 반면 동윤인 보다 많은 걸 기억하고 살아갈 것 같다.&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그렇기 때문에 동윤이가 좀 더 가까이 진실에 접근하는 거다.&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영화에서 시간대가 마구 오가는 건 시나리오에서부터 그렇게 설정한 건가? 아니면 편집 때 손을 본 건가?&amp;nbsp;&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시나리오 쓸 때부터 설정한 거다. 그렇게 쓸 수밖에 없었다. 굉장히 전형적인 이야기의 형태를 하나 던져놓고 이후 그것의 터닝 포인트를 주지 않나. 아버지와 가해자/피해자라는 두 가지 정보를 준 뒤 ‘아버지는 피해자의 아버지겠구나, 가해자를 잡으러 가겠구나’라는 게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의식이라면, 그걸 뒤집고 상상을 깨면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나가는 거지. 그러면서 진실에 접근하는 과정이 되는 거다. 그러다보니 그런 형식이 될 수밖에 없었다. 편집으로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아까 언급한 그 평이 이걸 제대로 분석을 해줬다. 하지만 정작 쓸 때 그런 정도까지 의식해서 의도적으로 쓴 건 아니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라는 표피를 보여준 다음에 통념을 한 번 꼬고 내적인 디테일, 진실에 다가가는 이야기를 쓰자, 라고 정한 수준이었다.&lt;/p&gt;
&lt;p&gt;시간이 분절적이다 보니 이래저래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겠구나, 더 자유롭겠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더라. 착각이었다. 아무리 시간이 분절적이라 해도 그 안엔 이미 플롯이 있었고 틀이 생겨져 있더라. 그 틀을 벗어났을 때 굉장히 이상해지더라. 도리어 영화가 시간 순서대로 흘러갈 때 편집이 더 자유롭고, 분절적으로 했을 때 더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많아진다. 틀을 완전히 바꾸게 되진 않더라. 그러다보니 그 틀을 지키는 선에서 아예 에피소드를 통째로 빼는 경우는 있었어도 신을 바꾸고 재배치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신의 흐름에 의도와 이유가 다 있었으니까. 콘티를 짤 때도 촬영할 때도 다 시나리오에 맞춰서 하게 되더라. 지금 영화는 시나리오보다 조금 날씬해졌긴 한데 척추가 바뀌거나 하진 않았다.&lt;/p&gt;
&lt;p&gt;&lt;span class=&quot;Apple-style-span&quot; style=&quot;color: rgb(92, 127, 176); &quot;&gt;&lt;b&gt;김&lt;/b&gt; : 관객이 혼란을 느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들지는 않던가? 사실 많은 영화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고 해도 화면의 톤을 달리 하거나, 자막을 박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친절한 구분점을 주려 하지 않나.&amp;nbsp;&lt;/span&gt;&lt;/p&gt;
&lt;p&gt;&lt;b&gt;윤&lt;/b&gt; : 별로. 관객들이 당연히 어렵지 않고 익숙하게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했다. 일단 영화 100편 중 30편이 시간이 왔다 갔다 하고 과거 플래시백이 오간다. 30년대 영화서부터, &amp;lt;시민 케인&amp;gt; 이전부터 그랬고 느와르 장르 영화들도 마찬가지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플래시백도 아니다. 이 영화는 작가의 시점에서 진행되지 누구의 의식을 따라 흐르지 않으니까. 영화가 진행되면서 화자가 서서히 바뀌고 시간대도 그냥 과거 한 시점이 아니라 그보다 더 과거, 보다 현재에 가까운 과거 등 다양한 시간대가 있으니까 관객이 영화를 보며 재배치를 해야 하는데, 충분히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끊임없이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보게 되고 나름대로 각자 플롯에 있는 불규칙 속에서 규칙을 만들어나가게 되는데, 이 정도 선이면 크게 어렵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관객의 머릿속에서 재배치되는 과정이 있어야 이 이야기가 더 힘을 갖고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확신이 좀 없었다. 시나리오 모니터링을 하는데, 사람들이 시간을 계속 재배치하면서 유추하는 과정에서 헷갈려하더라고. ‘과거’라고 써달라고 하거나 자막을 박으라거나. 난 굳이 그렇게 할 필요를 못 느꼈고 오히려 짜증이 났다. 정말 헷갈리나? 의심이 들기도 하고. 그러니까 삐딱한 오기가 생겨서 더 헷갈리게 만들고 싶더라. 과거가 분절적이고 불규칙한 형태로 배열돼 있던 걸 통합을 해버리겠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영화가 실제로 그렇게 돼버렸다. 기태나 동윤이 지닌 정서적 맥락에서 그게 너무나 적절한 표현 방식이 돼버린 거다. 처음 의도는 ‘에잇 나 삐닥해질 테다’라는 마음이 일부 있어서 시간의 인과관계를 확 틀어버린 건데 말이다. (웃음)&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특히 내가 충격을 받았던 건, 동윤이 자기 방에서 울다가 일어나서 나가면 1년 전 식탁 신이고 다시 방으로 돌아오면 다시 1년 후였던 그 장면이었다. 그런 전환이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게 너무 신기하고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식탁에서는 나중에 카메라가 서서히 동윤 쪽으로 이동하는데, 프레임 안에 있는 기태는 거울 속의 기태다. 과거와 현재가 통합된 느낌이기도 하고, 기태가 마치 유령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amp;nbsp;&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환영 같기도 하고.&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마지막 장면도 마찬가지다. 고집스럽게 한 프레임에 한 인물씩만 잡는데, 동윤이 표정이 서서히 일그러지는 걸 보면 과거의 장면이 아니지 않나. 과거와 현재가 같이 있는 느낌이다. 과거와 대화하는 느낌, 동윤이 현재에서 과거에 말을 걸고 독백을 하는 느낌이었다. 정서적인 힘이 정말 강력하더라.&lt;/font&gt;&lt;/p&gt;
&lt;p&gt;윤 : 하나의 정서적인 표현방식이라고 보면 되겠다. 과거라고 하기도, 현재라고 하기도 뭐하다. 순전히 과거이기만 하면 현재의 정서가 그렇게 나올 순 없을 거다. 반대로 온전히 현재의 시점에서 하는 회상이라면 과거의 부분들이 그런 식으로 표현됐을 것 같지 않다 그냥 과거의 모습이 담겨졌겠지. 단순히 과거의 장면을 회상한다거나 환상인 장면은 아니다. 과거에 느꼈던 감정과 현재에 느낀 정서적인 부분을 통합한 거라고 보면 된다. 이전 영화들이 흔히 그걸 비주얼적으로 혼합을 시켰다면, 이 영화에선 정서적인 측면에서 혼합이 된 것이다.&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lt;div class=&quot;imageblock left&quot; style=&quot;float: left; margin-right: 10px;&quot;&gt;&lt;a href=&quot;http://cfile6.uf.tistory.com/original/196DFB544E382AD217D42B&quot; rel=&quot;lightbox&quot; target=&quot;_blank&quot;&gt;&lt;img src=&quot;http://cfile6.uf.tistory.com/image/196DFB544E382AD217D42B&quot; alt=&quot;&quot; filemime=&quot;&quot; filename=&quot;cfile6.uf@196DFB544E382AD217D42B.jpg&quot; height=&quot;375&quot; width=&quot;250&quot;/&gt;&lt;/a&gt;&lt;/div&gt;김&lt;/b&gt; : 그 모든 짐이 살아남은 자 중에서도 동윤의 어깨에 짐으로 남겨진다는 생각에 참 마음이 아팠다. 동윤은 평생 그 짐을 지고 살아나갈 것 같고.&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정확히 그런 의도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성장영화’라고 표현한다. 글쎄, ‘성장’이라 표현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성장은 긍정의 의미가 강하니까. 하지만 부정적 의미에서의 ‘성장’도 포함된다면, 내 입장에선 그러니까 동윤이 어른이 된 거라고 볼 수 있다. 죄의식과 상처를 지닌 채로 성장을 해버린 거다. 그런 의미들이 어깨에 짐이 되어 그걸 평생 짊어진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거다.&amp;nbsp;&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한편으로는 살짝 위안이 느껴지기도 했다. 동윤 외엔 기태란 아이가 얼마나 심약한 아이었는지, 고통을 겪었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10년 후쯤 동창회에서 만나면 “아 그때 그런 애가 있었는데 자살했어”라고 가볍게 말하겠지. 그 짐을 혼자 갖고 가는 동윤이가 안쓰럽고 미안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동윤이 한 사람이라도 기태를 기억해주겠구나, 기태를 이해해주겠구나 싶더라. 근데 나는 왜 이렇게 기태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걸까, 내가 마초라서? (웃음)&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나도 그렇다. 기태는 참 외로운 존재구나 싶다. 이 영화의 관객들은 주로 동윤의 입장에서 정서적으로 느끼는 것보다 기태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객이 많을 것 같다.&amp;nbsp;&lt;/p&gt;
&lt;p&gt;처음 시나리오를 썼을 때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구상하게 됐는지 여러 가지 계기가 있고 기존의 인터뷰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본질적인 부분이 따로 있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다. 왜 이 시나리오를 쓰는가라고 질문했을 때 처음에 내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얼마 전에 다시 떠오른 거다. 물론 기존에 했던 대답들, 그러니까 죽음에 대한 호기심이나 이해하고 싶은 마음, 어두운 성장, 다 맞고 내 의도였다. 실제로도 어두운 성장을 표현했고. 한국사회에서 어른이 된다는 건 무게감과 죄책감, 상처를 지닌 채 성장할 수밖에 없고 김 : 그걸 ‘성장’이라 표현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 : 고통에 익숙해진다는 것 아닌가. 그런 허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이 영화의 의도 맞다. 영화에서 어른이 진실에 접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방관자로 머무르지 않는다. 결국 어른은 허상이기도 하다.&amp;nbsp;&lt;/p&gt;
&lt;p&gt;하지만 이런 것들이 핵심은 아니다. 얼마 전에야 처음 이 시나리오를 쓸 때의 마음을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국 본질과 핵심은 ‘외로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통의 부재, 소통의 공격적인 방식... 모두 ‘외로움’에 관한 거다. 그리고 기태는 외로움의 근원이 되는 존재다. 만약 이 영화에 공감한다면 그 외로움에 공감하는 것일 게다. 나 역시 참 외로운 존재고. 친구나 부모가 있든 없든, 인간은 누구나 근본적으로 외로워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고 누구나 결핍돼 있는 부분이 있다. 그 외로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영화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자 했다는 게, 이 영화를 만든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이유다. 내가 이 영화를 만들긴 했지만 나 역시 관객의 입장에서 위안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amp;nbsp;&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그러고 보니 영화에서 기태는 내내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외로움이 싫어서 항상 친구들을 몰고 다닌거겠구나. 싶다. 마지막 장면 대사에서도 유추되지만, 기태가 학교에서 ‘짱’이었던 것도 권력이나 힘, 서열에 대한 욕망보다는 너무 외롭기 때문에, 외롭지 않고 싶어서 주목받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단 한 장면, 죽기 전 기태가 혼자 집안 소파에 앉아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온다.&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많은 관객들이 그 장면, 기태가 혼자 앉아 있다가 뒷모습이 나오면서 일루전이 생기는데 그 장면에 대해서도 궁금해 한다. 기태가 실제로 그랬던 적이 있는 건지 아니면 동윤의 꿈이나 환상인 건지. 일부러 모호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기태가 혼자 앉아있었던 건 사실이겠지만 동윤의 죄의식이 반영된 꿈의 잔상처럼 보여주고 싶었다. 그 장면의 비밀을 밝히자면, 망원렌즈인데 카메라 앞에서 손가락을 막 움직인 거다. 아, 이런 얘기 하면 안 되는데.&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사실 영화가 처음 시작하는 장면에서도 초점을 다 날려서 아이들 얼굴이 안 보이지 않나. 초점이 아주 얇아서 어쩌다 가까스로 초점이 맞는 게 애들이 피우는 담배 연기나 머리카락 정도다. 그러다 바로 기태가 누구를 때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거기서 맞는 애가 당연히 희준인 줄 알았다. 그 뒤로 바로 가방 신이 이어지기도 하고. 그런데 두 번째로 영화를 보니 맞는 애가 희준이 아니더라. 기태가 때리는 걸 동윤과 희준이 보고 있던데.&amp;nbsp;&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타 학교 아이다. 원래 편집에서 들어낸 부분이긴 한데, 기태와 아이들 사이의 사건에서 시간 순서로 보면 중반 정도에 해당하는 에피소드다. 기태가 희준이를 때리게 되는 거 바로 이전에 있는 사건이다. 일련의 에피소드를 통째로 들어내서 오해의 소지가 있긴 한데, 그 장면만을 끝까지 남겨둔 이유 중 하나는 기태의 표면적이고 표피적인 모습을 잘 드러내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도 그 장면이 시작 부분에 놓이니 영화 전체가 핀이 나간 느낌이 나지 않던가? 전반적인 이야기의 진실의 핀이 나간 느낌말이다. 그 핀을 맞추는 게 관객의 몫이고. 안개 같은 느낌이기도 한데, 안개를 보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면서 진실을 알기 위한 열망의 첫 장으로서 보여주고 싶었던 장면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받아들여지진 않더라.&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차기작은 준비하고 있는지?&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안 하고 있다. 필을 받아야 추진하는 편인데 아직 ‘이거다’ 싶은 것, 나를 열정적으로 만들 만한 아이템이 잡힌 것 같진 않아서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에 관심이 있고 사람이라는 존재에 흥미가 있다. 뭔가 사회적 이야기를 하더라도 사회보다는 사람이 연관이 돼 있는 부분에 관심이 간다. 사실 사회와 사람은 긴밀히 연결돼 있고 모든 것의 본질엔 사람이 있으니까. 결국 사람에 관한 얘길 하고 싶은 거다. 이야기 구조에서부터 영화적인 것까지, 어떤 사람이 어떤 정서를 이야기할까가 제일 먼저 정해져야 하는데 아직 명확한 게 없다. 좀 여유를 가지면서 계속 고민할 예정이다.&amp;nbsp;&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앞으로도 독립영화 형태로 계속 영화를 찍을 예정인가? 아니면 기회가 된다면 규모가 큰 상업영화 형태로 영화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나? 하긴 당신에겐 독립영화, 상업영화의 구분이 의미가 없을 것 같긴 하지만.&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개인적으로 롤 모델로 생각하고 존경하는 감독이 구스 반 산트다. 굉장한 작가라고 생각하는데, 그도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지 않나.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고, 유도리가 있다기보다는 중간자적 느낌이다. 어떤 형태로 영화를 만드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예를 들어 &amp;lt;엘리펀트&amp;gt;는 그런 규모로 그런 방식으로 찍어야 맞는 영화였다. 돈을 들여 만들 만한 스타일의 영화도 아니었고, 그게 맞는 옷도 아니었다. 그런가 하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amp;lt;굿 윌 헌팅&amp;gt;의 경우는 또 달라서 &amp;lt;엘리펀트&amp;gt;의 방식으로 찍을 영화가 아니었다. 본질적으로 무슨 얘길 할 것인가가 중요하고 거기에 옷을 맞춰야 한다. 큰 예산을 무조건 따고 싶다거나 저예산의 영화만 고집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다. 영화에 따라 맞는 옷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lt;/p&gt;
&lt;p&gt;나는 항상 창조적이어야 한단 생각하고, 완벽하게 100% 창조적일 순 없지만 창조적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조력의 바탕인 상상력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인간을 보여주는 방식이, 그 구조 자체가 상상력을 발휘하는 경우다. &amp;lt;엘리펀트&amp;gt;는 대단히닣혁신적이지 않나. 세상에 이건 듣도 보도 못한 방식 아닌가. 물론 형태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형태가 특별하다고 대단한 이야기가 되는 것도 아니지만, &amp;lt;엘리펀트&amp;gt;는 형태와 그 외 모든 게 본질을 꿰뚫고 있는 힘이 있다. 그것 또한 창의력이다. 그런가 하면 &amp;lt;블레이드 러너&amp;gt;처럼 형태적인 창의력, 공간적인 창의력, 사람이 주어져 있는 환경에 대한 창의력도 있다. 그러니 어느 부분이 우선이 되는가에 따라 달라질 거다. 플롯에서 오는 새로움과 실험정신을 담는다면 대중영화에선 리스크가 클 것이다. 그런가 하면 &amp;lt;블레이드 러너&amp;gt;나 &amp;lt;솔라리스&amp;gt; 같은 틀에서 얘기가 되는 영화들도 있다. 그럴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그런 형식으로 하고 싶다. SF영화의 예를 많이 들었는데, 내가 원래 SF를 굉장히 좋아한다. &amp;lt;블레이드 러너&amp;gt; &amp;lt;에일리언&amp;gt; 같은 영화나 &amp;lt;미지와의 조우&amp;gt;도 좋아하고. 스필버그는 너무 과소평가된 감독이란 생각도 든다. &amp;lt;우주전쟁&amp;gt;만 해도 그렇고.&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amp;lt;우주전쟁&amp;gt;이 과소평가를 받았다는 데에 격하게 동의한다.&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스필버그라는 이름 대문에 과소평가를 받은 것 같다. 남들은 지루하다, 겉멋 들었다고 얘기하는 &amp;lt;뮌헨&amp;gt;도 나는 재미있었다. 아 그런데 왜 이런 얘길 하고 있지?&lt;/p&gt;
&lt;p&gt;&lt;font class=&quot;Apple-style-span&quot; color=&quot;#5c7fb0&quot;&gt;&lt;b&gt;김&lt;/b&gt; : 그럼 언젠가는 당신이 만든 SF영화도 볼 수 있는 건가. 너무 기대되는데.&lt;/font&gt;&lt;/p&gt;
&lt;p&gt;&lt;b&gt;윤&lt;/b&gt; : 기대는 하지 마시고. (웃음) &amp;lt;엘리펀트&amp;gt;나 &amp;lt;게리&amp;gt;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런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면 너무 즐겁고 행복할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SF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어느 쪽이나 다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맞는 옷에 따라 영화의 형태는 달라지겠지만 결론은 ‘창조적인 것’이다. 새로운 걸 창조한다는 면에서 다 같다.&lt;/p&gt;
&lt;p&gt;&lt;br /&gt;
&lt;/p&gt;
&lt;p&gt;&lt;br /&gt;
&lt;/p&gt;
&lt;p&gt;ps. 이 인터뷰는 3월 중순 혹은 하순경 네오이마주에 실렸다. 직접 인터뷰하고 사진찍고 정리했다. 사진을 잘 찍고 싶다.&lt;/p&gt;
&lt;p&gt;ps2. 윤성현 감독을 다음에 만난 건 인디포럼 개막식날 내 직장,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자기가 너무 좋아하는 극장이라며.&lt;/p&gt;
&lt;p&gt;ps3. 이렇게 무서운 데뷔작을 찍은 감독의 두 번째 영화는, 정말 기대되는 한편으로 두렵다, 혹시나 실망하게 되면 어쩌나 싶어서. 부디 서퍼모어 컴플렉스를 훌쩍 뛰어넘으시기를.&lt;/p&gt;
&lt;p&gt;&lt;/p&gt;&lt;div class=&quot;entry-ccl&quot; style=&quot;clear: both; text-align: right; margin-bottom: 10px&quot;&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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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N.</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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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03 Aug 2011 02:07:33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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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국영화에서의 &#039;아버지&#039;의 위치에 대한 잡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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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gt;예전에 굴리던 제로보드를 오랜만에 들어갔다가 이런 글을 발견했다. 무려 2008년 1월 28일, 오후 7시 28분에 올린 글이다. (월요일이었다고 한다.)&lt;/p&gt;
&lt;div style=&quot;BORDER-BOTTOM: #c1c1c1 1px dashed; BORDER-LEFT: #c1c1c1 1px dashed; PADDING-BOTTOM: 10px; BACKGROUND-COLOR: #eeeeee; PADDING-LEFT: 10px; PADDING-RIGHT: 10px; BORDER-TOP: #c1c1c1 1px dashed; BORDER-RIGHT: #c1c1c1 1px dashed; PADDING-TOP: 10px&quot; class=&quot;txc-textbox&quot;&gt;
&amp;nbsp;1. 왜 최근의 헐리웃 재난영화에는 그토록 &#039;좀비영화&#039;들이 많은가.&lt;p&gt;2. 왜 한국영화는 현재 &#039;장르영화&#039;, 특히 스릴러에 천착하는가.&lt;/p&gt;
&lt;p&gt;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고, 글을 써보고 싶은 주제입니다. &lt;/p&gt;
&lt;p&gt;몇 년동안, 씨네21 평론가 공모가 나면 글 내야지, 내야지 하면서 결국 못 썼는데, 제가 부여잡고 있던 주제는 &#039;한국영화와 아버지&#039;였습니다. 저도 이제 그저 닥치는 대로 영화를 영화별로만 봤던 때보다 눈이 틔였는지, 일련의 &#039;흐름&#039;이라는 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중 가장 중요한 주제가 바로 &#039;아버지&#039;였습니다. 지금도 이 &#039;아버지&#039;란 주제가 변주되는 양상은 굉장히 흥미롭게 제 눈을 잡아끌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도저히 기성세대를 인정하지 못하는 &#039;고아&#039;들의 방향찾기가 저 스릴러 붐이란 생각을 합니다. 우석훈 식 세대구분으로 따지면 딱 X세대. 386도 아니고, 그들이 가진 권력을 나눠갖지도 못했으나, 정신적 유산은 그들에게 거리를 두려 하면서도 오롯이 공유하고 있는 이들은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가 없기에(할 이야기조차 가지고 있지 못하기에) 결국 &#039;장르영화&#039;로 몰려간다는 게 제 대강의 생각.&lt;/p&gt;
&lt;p&gt;아울러 아버지 얘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현재 헐리웃에서 아버지가 표현되는 양상은. 정확히 하면, 모든 죄짐을 지고 결국 자신을 희생제물로 바치는 30대~40대의&amp;nbsp;&amp;nbsp;남자 주인공이라 생각하는데요. 이들은 아직 누군가의 아들이면서도 이제 막 어린 아이의 아버지가 된 사람들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 헐리웃 영화에서는 이미 권위를 모두 가진 아버지가 아들이 아닌 &#039;딸&#039;에게 자신의 권위를 승계하는 어떤 양식을 거쳤다고 생각합니다. 막 아버지가 된 저 나이 남자주인공들이 자신을 희생하는 건 이에 대한 아버지이자 아들인 그들의 어떤 &#039;대답&#039;이란 생각이 들고, 이 흐름은 꽤나 윤리적이라는 생각. 그러나 한국영화에선, 당분간 가부장들의 아버지 찾기와 인정투쟁이 계속될 것이고, 그 와중에 딸들은 여전히 소외될 겁니다. 그래도 요즘은 변화가 아주 빠른 편이니까, 5년 정도 후면, 아버지들이 점차 아들 대신 딸을 후계자로 삼는 과정이 영화에서 나타나게 될까요? 그리고 나면 또 몇 년 동안 박탈당한 아들들의 울부짖음이 계속될 거고, 현실에선, &#039;페미 다 죽일년들&#039;의 메아리가 더더욱 강하게 울려퍼지겠지요. 계급과 성차가 교차하며 부르주아의 딸이 정말로 노동자의 아들보다 우위를 가져버릴 수 있게 된 (&#039;가질 수 있다&#039;와 &#039;가졌다&#039;는 다르죠.) 이 현실이 제겐 대단히 흥미로운 관찰대상입니다. 내가 부르주아의 딸이 아닌 이상, 이 현상이 이전보단 낫게 보이긴 해도 그렇게 반가운 현상도 아니라는 점을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제 관심은 이러나 저러나 그럼에도 버려지고 소외된 가난한 노동자의 딸들이니까요. 이게 제 존재이기도 하고.&lt;/p&gt;
&lt;p&gt;그나저나 참, 갑자기 생각난 건데, 프레시안에 글을 쓰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아마 씨네21 평론공모 같은 거에 응시 자격이 안 될 듯해요. 이 &#039;어정쩡한&#039; 위치, 정말 싫군요.&lt;/p&gt;
&lt;/div&gt;
&lt;p&gt;&amp;nbsp;&lt;/p&gt;
&lt;p&gt;내개 &#039;아버지가 가부장의 권위를 (아들이 아닌) 딸에게 이양해주는&#039; 장면은 &amp;lt;나이트 플라이트&amp;gt;의 촬영장 사진 한 장의 이미지로 박혀 있다. 바로, 이 사진.&lt;/p&gt;
&lt;p&gt;&lt;img src=&quot;http://cfile4.uf.tistory.com/original/2057D6524E2460611E7116&quot;&gt;&lt;/p&gt;
&lt;p&gt;사실 영화 촬영장에서의 한 장면일 뿐인데, &amp;lt;밀리언 달러 베이비&amp;gt;와 &amp;lt;나이트 플라이트&amp;gt;가 개봉했던 그때, 이 사진은 그저 촬영장 사진 하나가 아니라 좀더 의미심장하게 보였다.&lt;/p&gt;
&lt;p&gt;이 주제를 좀더 진득하게 팠더라면 상당히 흥미로운... 정도는 아니고 나름 나쁘지 않은 평문 하나를 완성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뭐 이미 지나가 버린 버스... 그리고 이젠 더 이상 새롭지도 않게 된 관점.&amp;nbsp;&lt;/p&gt;&lt;div class=&quot;entry-ccl&quot; style=&quot;clear: both; text-align: right; margin-bottom: 10px&quot;&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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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19 Jul 2011 02:01:31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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